12.7% 급등하며 168달러 마감
하루 거래량 1억767만주 달해
ADR·본주 상호전환 비대칭에
국내 주식보다 더 비싸게 거래
“국내 본주 재평가” “당분간 차이”
증권가 전망은 기대 반 우려 반
SK하이닉스가 미국 나스닥 상장 첫날 10% 넘게 급등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로 인해 미국에서 거래되는 주식이 국내 본주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역 김치프리미엄’ 현상도 나타났다. 두 시장 간의 가격 괴리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국내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린다.
◆막힌 상호전환에 차익거래 제한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미국예탁주식(ADS)은 10일(현지시간) 공모가인 149달러보다 12.76% 오른 168.01달러(약 253만원)로 첫날 거래를 마쳤다. 이날 첫 거래 시작 30분 만에 5200만주 이상이 소화됐고, 하루 총 거래량은 1억767만주에 달할 정도로 강한 글로벌 수요가 몰렸다. 앞서 SK하이닉스는 미국주식예탁증서(ADR)를 통해 나스닥에 상장했고 ADS는 이와 연계된 실제 주식이다.
반면 시간상으로 앞서 열린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10일 SK하이닉스 종가는 전장보다 0.27% 내린 218만원에 마감했다. 동일한 주식임에도 국내 시장에서는 약 16% 저렴하게 거래되며 뚜렷한 ‘역프리미엄’을 보인 셈이다. 이날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 기대감에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1937억원 순매수한 것과 대조적으로, SK하이닉스 본주를 1조7181억원어치 대거 순매도하며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
두 시장에서 가격 차이가 벌어진 핵심 배경에는 본주와 ADR 간 상호전환의 비대칭성이 자리 잡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 발행된 ADR을 취소해 국내 본주로 되돌리는 것은 비교적 수월하지만, 국내 본주를 사들여 ADR로 새롭게 전환하는 과정에는 회사 동의와 예탁기관 절차 등 규제가 개입한다. 저렴한 한국 본주를 사서 비싼 ADR로 공급하는 차익거래가 원활하지 못해 가격 격차가 해소되지 않는 구조인 셈이다.
이를 겨냥해 글로벌 투자은행(IB) UBS는 “첫날부터 예탁증서를 매수하고 국내 본주를 공매도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선택”이라며 “한도 탄력성이 없다면 접근성 부족으로 미국 시장에서 뚜렷하고 지속적인 프리미엄에 거래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1997년 미국에 상장한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 역시 비슷한 규제로 인해 가격 격차가 장기간 고착화했다. TSMC ADR의 평균 역프리미엄은 2010∼2019년 3.2%에서 2020∼2023년 7.4%로 확대했고 최근에는 17.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본주 재평가 이끌까
증권가에서는 이번 ADR 흥행이 코스피 본주의 밸류에이션 동반 재평가를 이끌 것이란 기대와 두 시장 간 차이를 드러내는 데 그칠 것이란 전망이 교차한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는 “ADR 상장은 글로벌 투자 저변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미국 ADR과 한국 본주의 밸류에이션이 함께 재평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격 차가 서울 본주의 상승으로 좁혀질 수도 있고, 미국 접근성에 대한 별도 프리미엄으로 남을 수도 있다”며 “후자의 경우 미국 상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줄이기보다 두 시장의 가격 차이를 드러내는 변수”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나스닥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생산시설과 기술 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나스닥 상장일 미 CNBC 등에 출연해 “AI와 AI 데이터센터, (AI) 기술과 스타트업 분야에서 (메모리 칩보다) 큰 투자를 찾고 있다”며 수백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예고했다. SK하이닉스를 메모리 제조업에서 ‘메모리 서비스 제공 업체’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도 내세웠다. 곽노정 대표이사는 같은 날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세계 메모리 산업은 2027년 최악의 공급 부족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며 “고객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생산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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