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엔 푄현상까지 ‘설상가상’
당국, 야외활동 즉각 중단 권고
13일 전국 30∼37도 찜통 더위
14일 중부 비, 폭염 한풀 꺾일 듯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12일 사상 처음으로 경북 포항·경산에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됐다. 올여름 폭염특보 최상위 단계로 폭염중대경보가 도입된 이후 첫 발효다. 한반도 상공을 덮은 ‘이중 고기압’에 전국에 폭염이 심화하는 와중에 경북 남부는 ‘푄현상’까지 나타나면서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의 극한 더위가 덮친 것이다. 이날 오후 6시를 기해 폭염중대경보는 한 단계 낮은 폭염경보로 변경되긴 했지만 절정에 이른 폭염은 13일까지 기세가 꺾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생명 위협… 야외활동 즉각 중단”
기상청은 이날 오전 10시 경북 포항·경산에 사상 첫 폭염중대경보를 발표했다. 중대경보가 발효된 건 오전 11시부터다.
폭염주의보·폭염경보에 이어 가장 높은 단계인 폭염중대경보는 일최고체감온도 35도가 2일 이상 관측된 지역 중 일최고체감온도 38도 또는 일최고기온 39도 이상이 예상될 때 발표된다. 이는 폭염으로 인한 사망 등 중대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당국은 폭염중대경보가 발표된 지역에 즉각적인 야외활동 중단, 시원한 곳으로 즉시 이동, 가족·이웃 확인을 골자로 한 ‘생존을 위한 3단계 행동수칙’ 실천을 강력 권고했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이번 폭염중대경보 첫 발표는 생명을 위협하는 더위가 실제 눈앞에 다가왔다는 의미”라며 이 행동수칙 실천 필요성을 강조했다.
폭염은 열사병, 열탈진 등 온열질환을 직접 유발할 뿐만 아니라 심뇌혈관질환, 호흡기질환, 신장질환 등 기존 질환을 악화할 수 있다.
특히 폭염중대경보 수준의 고온은 고령층에게 실질적인 건강 위협이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체감온도가 폭염중대경보 기준인 38도에 이르면 65세 이상 고령층의 전체 사망위험은 19%, 심혈관질환 사망위험은 14% 각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미만에서는 전체 사망위험이 4%, 심혈관질환 사망위험은 7%씩 증가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국 520여개 응급실과 함께 운영하는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토대로 지난 10일 기준 누적 온열질환자는 535명, 추정 사망자 2명이다.
◆이중 고기압에 ‘오븐’ 된 한반도
첫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지는 등 극한 더위가 찾아온 건 한반도를 ‘두 겹 이불’처럼 덮은 이중 고기압 때문이다. 현재 대기 하층에서 중층까지는 고온 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 상층에는 고온 건조한 티베트고기압이 자리 잡은 상태다. 이 상황에서 티베트고기압 공기가 북태평양고기압보다 무겁기 때문에 하강 기류가 형성된다.
이 누르는 힘으로 인해 공기가 압축되면서 온도가 올라가는데, 여기에 고온 다습한 남풍이 유입되면서 ‘거대한 오븐’처럼 달아오르는 것이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이런 기압계가 며칠간 유지되면서 대기에 열이 쌓이는 중”이라고 했다.
이번에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된 포항·경산 등 경북 남부에 유독 폭염이 심한 건 지형 때문이다.
남풍이 산지를 타고 내려오면서 기온이 올라가고 건조해지는 푄현상이 나타나는 데다 산지로 둘러싸인 지형으로 인해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해 기온이 계속 올라가는 형국인 것이다.
낮 동안 오른 기온이 밤사이 충분히 떨어지지 않으면서 전국 곳곳에서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열대야는 오후 6시1분부터 다음날 오전 9시 사이 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현상이다. 서울은 전날 밤 최저기온이 25.2도를 기록하면서 올해 첫 열대야를 기록했다.
절정에 이른 더위는 월요일인 13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전국 예상 낮 최고기온은 30∼37도다.
화요일인 14일 오전 들어 중부 지역 중심으로 비가 내리면서 더위가 일부 주춤할 전망이다.
이 비는 제9호 태풍 바비가 중국 내륙을 지나면서 바뀐 저기압이 우리나라 북쪽을 통과하는 데 따른 것이다. 공 예보분석관은 “14일 오전부터 경기 지역 서해안부터 비가 시작돼 15일 낮까지 지역에 따라 짧은 시간에 강한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14일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과 강원내륙·산지 20∼60㎜, 강원동해안 5∼30㎜, 충청권 5∼40㎜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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