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도 AI 디바이스에 공들여
차세대 기기 주도권 경쟁 본격화
애플이 챗GPT 개발사 오픈AI를 영업비밀 탈취 혐의로 고소하면서 양사 간 인공지능(AI) 동맹이 충돌 국면으로 뒤바뀌고 있다. 오픈AI가 공들이는 AI 기기에 애플의 설계·제조 관련 기밀이 조직적으로 활용됐는지가 주요 쟁점이다. 양사가 AI 시대 차세대 기기(디바이스) 주도권 경쟁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오픈AI와 오픈AI로 이직한 애플 임직원 두 명에 대해 영업비밀 침해 등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애플은 오픈AI가 자사 직원 채용과 공급업체 관계를 활용해 자사 기밀을 조직적으로 확보해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애플이 영업 비밀 유출 인물로 적시한 인물은 탕 유 탄 오픈AI 최고하드웨어책임자(CHO)와 애플에서 8년간 선임 시스템 전기 엔지니어로 근무한 창 리우다. 탄 CHO는 애플에서 24년간 일하며 아이폰과 애플워치 제품 디자인 부사장을 지냈다. 그는 애플 퇴사 전 공급망을 개인 이메일로 빼돌리고 오픈AI 채용 면접에 참여한 애플 직원들에게 시제품 등 내부 정보를 보여달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리우는 지난 1월 오픈AI에 입사하고도 애플 업무용 노트북을 반납하지 않은 채 애플 내부 저장소에 접근해 미공개 제품 정보와 제조 등 기밀 파일을 빼돌린 혐의가 적용됐다. 오픈AI는 이에 대해 “다른 회사의 영업비밀에 관심이 없다”며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혁신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스마트폰 등 하드웨어 분야 1위 기업인 애플과 AI 선도 기업 오픈AI가 격돌하자 업계는 ‘블록버스터급 소송’이라며 주목하고 있다. 2년 전만 해도 두 회사는 애플 기기에 챗GPT 등 AI 기술을 접목하기 위해 힘을 합쳤지만, 이후 관계가 틀어졌다. 애플은 음성비서 ‘시리’에 쓸 AI 모델로 구글의 제미나이를 선택했고, 오픈AI는 조니 아이브 전 애플 최고디자인책임자(CDO)가 설립한 AI 기기 스타트업 ‘io 프로덕츠’를 인수하며 하드웨어 사업에 뛰어들었다. 애플의 소송 대상에는 io 프로덕츠도 포함됐는데, 애플이 하드웨어 분야에서 잠재적 경쟁자가 된 오픈AI를 상대로 전초전을 벌인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애플과 오픈AI의 법적 다툼을 계기로 기존 운영체제나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하지 않는 미래 AI 기기 주도권을 잡기 위한 빅테크(거대 기술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오픈AI가 자체 기기를 개발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AI 소프트웨어 회사가 하드웨어 영역에서 성공할 경우 아이폰을 앞세운 애플 생태계 타격이 불가피하다. 파올로 페스카토레 PP포사이트 분석가는 “애플은 오픈AI가 파트너에서 경쟁자로 변화하고 있다고 보고, 오픈AI는 아이폰 의존도를 낮추고 소비자와 직접 관계를 구축하려 한다”며 “의혹이 입증되지 않더라도 이번 소송은 오픈AI의 하드웨어 시장 진출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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