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이란 강경파, 미국과 정면 충돌도 감수하려는 분위기"
이란 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장례식을 계기로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미국과의 무력 충돌 위험이 다시 증폭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현지시간) 하메네이 장례 이후 이란 지도부가 강경 노선을 한층 강화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응 의지를 시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이란은 하메네이의 장례 절차가 끝나기도 전에 미국이 지원하는 남쪽 항로를 이용하던 상선을 공격했다.
이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호르무즈 해협을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폐쇄한다"고 선언했다.
미국은 즉각 대규모 보복 공습에 나섰지만, 이란은 물러서지 않는 모습이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최근 성명을 통해 부친 암살에 대한 복수는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란 내부에서 미국과의 타협보다 정면 대결을 주장하는 강경파가 자신감을 키우게 된 것은 장례식 때 드러난 지지층의 분위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장례식 현장에서는 미국과의 협상에 반대하는 구호가 끊이지 않았다.
조문객들은 반(反)이스라엘과 반미 구호뿐 아니라 '배신자들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도 외쳤다.
이는 이란 내부의 협상파들을 향한 경고로 해석됐다.
실제로 장례 절차가 진행된 현장에선 아바스 아락치 외무장관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 등 미국과 협상에 나선 이란 지도부에 대한 군중의 야유와 비난 낙서가 목격되기도 했다.
이 같은 강경한 분위기에 이란의 강경파도 항전 의지를 다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이란 전문가 베남 벤 탈레블루는 "이란 강경파는 체제의 생존이 미국과의 관여가 아니라 긴장 고조에 달려 있다고 믿고 있다"며 "이제는 회색지대 충돌이 아니라 미국과의 직접 대결도 감수하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란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나름대로 파악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 발언과 달리 장기적인 전면전은 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아래 이란이 미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란이 미국의 군사적 대응을 감수하면서도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문제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것은 미국이 결국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것이라는 계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이란 인구 9천만 명 가운데 정부와 강경파를 적극 지지하는 계층은 일부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란 강경파가 내세우는 국민 여론은 허상에 불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도 이란의 추가 도발을 더는 용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최근 카타르를 통한 비공개 접촉에서 이란 측에 호르무즈 해협 공격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좋은 결과는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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