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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밖으로 나온 가전…호텔·영화관·쇼핑몰로 넓어진 체험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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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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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업계의 체험 공간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브랜드 매장이나 팝업스토어가 제품을 경험하는 주된 무대였다면, 최근에는 호텔과 영화관, 공항 라운지, 복합쇼핑몰 등 소비자의 생활 동선 안으로 접점이 넓어지고 있다.

 

코웨이 제공
코웨이 제공

제품을 진열해 설명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실제 머무는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사용 경험을 제공하려는 흐름이다. 밥솥은 호텔 다이닝과 공항 라운지로 들어갔고, 모션베드는 영화관 좌석이 됐다. 안마의자와 생활가전도 쇼핑몰과 라이프스타일 공간에서 소비자를 만난다.

 

가전업계가 생활 공간을 체험 무대로 삼는 이유는 분명하다. 고가·고관여 제품일수록 구매 전 경험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짧은 설명보다 실제 사용감이 구매 판단에 더 크게 작용하는 만큼, 업체들은 소비자가 시간을 보내는 공간에 제품을 들여놓고 브랜드 경험을 넓히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쿠첸은 최근 제주도관광협회와 협업해 제주 지역 주요 호텔 16곳에 ‘123 밥솥’을 비치했다. 호텔 다이닝을 이용하는 투숙객들이 국내 최고 수준인 2.2초고압 기술을 적용한 밥맛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제주 여행에서 숙박과 식사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해, 호텔 다이닝을 새로운 체험 공간으로 활용한 사례다. 단순히 제품을 보여주는 방식이 아니라 여행 중 식사 경험 안에 제품을 자연스럽게 녹인 것이 특징이다.

 

쿠첸은 앞서 주요 5성급 호텔 다이닝에 ‘123 밥솥’과 ‘그레인 밥솥’을 도입했다. 올해 초에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대한항공 라운지에도 ‘그레인 밥솥’을 설치했다. 여행의 출발지와 목적지 모두에서 소비자가 제품을 접할 수 있도록 체험 접점을 넓힌 셈이다.

 

코웨이는 CGV 영등포타임스퀘어에 ‘코웨이 비렉스관’을 조성했다. 영화관이라는 장시간 체류 공간을 슬립테크 제품 체험장으로 바꾼 사례다.

 

비렉스관 전 좌석에는 ‘비렉스 R7 스트레칭 모션베드’가 설치됐다. 관람객은 영화 시작 전 허리 스트레칭 기능을 체험하고, 상영 중에는 관람에 맞춘 자세로 영화를 볼 수 있다. 상영관은 24석 규모로 운영된다.

 

상영관 밖에는 비렉스 안마의자 체험존과 브랜드 캐릭터·굿즈 전시 공간도 마련됐다. 관람 전후 동선을 활용해 제품 체험과 브랜드 콘텐츠를 함께 경험하도록 한 구성이다.

 

바디프랜드는 스타필드 안성에 체험형 팝업 ‘건강수명 충전소’를 선보였다. 복합쇼핑몰을 방문한 소비자가 쇼핑과 휴식 사이에 헬스케어 제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다.

 

현장에는 웨어러블 AI 헬스케어로봇과 마사지 제품, 의료기기 등 총 12종 14대의 제품이 전시됐다. 방문객은 제품별 마사지 기능을 체험하고, 상담과 구매·렌털까지 한 공간에서 이용할 수 있었다.

 

복합쇼핑몰은 가족 단위 방문객과 장시간 체류 고객이 많다. 바디프랜드는 이런 공간 특성을 활용해 제품을 목적 구매 대상이 아니라 휴식 경험의 일부로 제안했다.

 

미닉스는 ‘오늘의집 북촌’에서 팝업스토어 ‘집안일 해결소’를 운영했다. 음식물처리기, 미니건조기, 무선청소기 등 생활가전을 단순 전시하는 대신 집안일 고민을 해결하는 체험형 콘텐츠로 풀어냈다.

 

방문객은 집안일 유형 테스트를 통해 자신의 생활 패턴을 확인하고, 공간 곳곳에서 제품을 직접 살펴볼 수 있었다. 음식물 처리, 빨래, 청소 등 일상에서 반복되는 불편함을 제품 경험과 연결한 점이 눈에 띈다.

 

이는 생활가전 마케팅이 기능 설명 중심에서 라이프스타일 제안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품의 스펙을 앞세우기보다, 제품을 사용했을 때 달라지는 생활 장면을 먼저 보여주는 방식이다.

 

가전 제품은 온라인 정보만으로 구매를 결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밥맛, 착좌감, 마사지감, 소음, 크기, 사용 편의성처럼 실제로 경험해야 판단할 수 있는 요소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업계는 소비자가 일부러 매장을 찾지 않아도 제품을 접할 수 있는 공간을 늘리고 있다. 호텔과 공항, 영화관, 쇼핑몰처럼 일상과 여가가 이어지는 장소가 새로운 체험 채널로 떠오른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 구매 과정에서 실제 사용 경험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브랜드 매장 밖에서도 제품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접점이 확대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소비자의 생활 동선과 결합한 체험형 마케팅은 더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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