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남정훈 기자] “처음 올스타에 뽑힌 것도 영광인데, 미스터 올스타라니...”
한국 프로야구 역사와 함께 해온 잠실구장에서 마지막으로 열린 올스타전의 주인공은 한화의 안방마님 ‘허랄리’ 허인서였다. 마침 7월 11일은 허인서의 23번째 생일. 생애 최고의 생일을 보낸 허인서였다.
허인서는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KBO 올스타전 나눔 올스타(LG, 한화, KIA, NC, 키움)의 8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4안타 1타점 1득점의 맹타를 휘두르고 9회말까지 포수 마스크를 쓰면서 공수 걸쳐 맹활약하며 나눔 올스타가 드림 올스타(SSG, 삼성, kt, 롯데, 두산)를 10-2로 대파하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
기자단 투표 결과 허인서는 총 26표 중 절반에 해당하는 13표를 휩쓸며 생애 첫 출전한 올스타전에서 MVP를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허인서의 팀 동료인 문현빈도 8회 3루타 포함 5타수 4안타 1타점 3득점으로 허인서를 능가하는 맹타를 휘둘렀으나 기자단의 표심은 26표 중 10표에 그쳤다. 허인서는 2000만원의 상금과 바디프렌드의 안마 의자를 부상으로 받았다. 올해로 프로 5년차인 허인서의 연봉은 3600만원. 올해 처음으로 풀타임 시즌을 보내고 있는 허인서는 연봉의 절반이 넘는 금액을 올스타전 MVP 수상으로 버는 기쁨을 누리게 됐다.
시상식 후 인터뷰실에 들어선 허인서는 “미스터 올스타는 진짜 제 머릿 속에는 없는 그림이었는데, 이렇게 받을 수 있어 더욱 기분이 좋습니다”라면서 “오늘이 제 생애 최고의 생일인 것 같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허인서는 첫 네 타석에서 모두 안타를 몰아쳤다. 그리고 8회까지 4타수 3안타로 MVP 경쟁을 펼치던 팀 동료인 문현빈이 3루타를 쳤고, 이어진 타석에서 허인서는 범타로 물러나며 머리를 쥐어뜯었다. 허인서 스스로도 MVP는 물 건너갔다고 생각한 듯한 행동이었다.
이에 대해 묻자 “현빈이랑 계속 안타 개수가 비슷하게 가서 더그아웃에서도 MVP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현빈이는 제가 타석에 나가면 ‘안타 못 쳤으면 좋겠다’라고 얘기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현빈이가 8회에 3루타를 치면서 ‘아, 진짜 쟤는 될 놈이다...현빈이가 받겠구나’ 싶었는데, 많은 기자분들께서 투표를 해주셔서 받을 수 있게 돼 기쁘다. 제가 못 받고 현빈이가 받았어도 제가 받은 것만큼은 아니지만 기분을 좋았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상식 때 우수타자상을 현빈이가 받길래 ‘어? 받을 수 있겠는데?’라는 기대감이 들었다. 현빈이는 9회에 수비 실수를 해서 못 받은건가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라며 뒷얘기를 들려줬다.
이날 허인서는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포수 최초로 60홈런을 때려낸 칼 랄리를 분장하고 등장했다. 한화 팬들이 허인서를 ‘허랄리’라고 부르는 데서 착안한 분장이었다. 허인서는 “메이저리그에서 홈런도 많이 치고, 수비도 좋은 포수라서 과분하긴 한데, 팬분들이 좋아해주셔서 저도 기분이 좋다”라고 설명했다.
랄리는 올 시즌 타율 0.165 9홈런으로 최악의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허인서는 타율 9.292에 12홈런을 기록 중이다. ‘올해는 랄리보다 허인서가 더 낫지 않느냐’라고 묻자 “타격은 사이클이라는 게 있는 거니까...누가 더 잘하고는 딱히 없는 것 같다”라고 웃었다.
상금은 어떻게 쓸 계획일까. 허인서는 “우선 부모님께 2000만원을 다 드리고, 부모님께서 제게 주고싶은 만큼 달라고 할 생각”이라면서 “이번에 부모님의 마음을 한 번 확인해보고 싶다”라고 답했다. ‘얼마나 예상하느냐’라고 묻자 “예상하기 힘들다. 제가 연봉이 높은 선수가 아니라서 얼마를 받더라도 커피 정도 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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