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끊겨서 못 가요. 이번 비에 둑이 또 무너져서 복구공사하고 있어"
11일 오전 충남 공주시 반포면 마암천. 지난 9일 새벽 내린 폭우로 5∼10m가량 무너져 내린 둑 주변에서 중장비를 동원한 복구 작업이 이틀째 진행되고 있었다.
강한 물살에 휩쓸려간 큰 옹벽 블록 수십 개가 마암천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복구 작업에 나선 근로자들은 무너진 제방에 대형 흙 주머니로 외벽을 세우고 비어 있는 공간에 자갈과 흙을 차곡차곡 쌓느라 분주했다.
복구 작업이 언제 끝나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작업자 중 한 명이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길을 지나던 마을 주민은 "둑이 무너져서 못 지나간다"며 "몇 해 전에도 무너져서 둑을 쌓았는데 이번 비에 또 무너져 길이 끊겼다"고 혀를 찼다.
인근에 있는 공주 반포면 동학사 입구 주변 상인들도 폭우가 휩쓸고 간 흔적을 치우고 있었다.
빗물에 침수됐던 식당가와 상점가는 이틀 만에 어느 정도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지만, 파헤쳐진 계곡 주변 복구는 엄두도 못 내는 상황이다.
상점가와 닿아 있는 좁은 계곡 주변은 큰 돌덩이가 드러나 있고 거친 물살은 곳곳에 생채기를 남겼다.
계룡사 입구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남성은 "계곡물이 주변 흙을 깎아내리면서 펜션 주차장 바닥 일부가 내려앉았다"며 "위험하니 빨리 복구해 달라고 시청에 요청했는데 아직 별다른 작업은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장마가 시작인데 더 큰비가 올까 걱정된다"며 "복구 작업이 서둘러 안 되면 더 큰 피해가 날지 모른다"고 걱정했다.
이번 집중 호우에 농작물 침수가 많았던 충남 부여 일대 비닐하우스 농장에서는 한숨 소리만 흘러나왔다.
부여 지역에서는 지난 8∼9일 내린 비로 농경지 18㏊가 침수됐고, 대부분 시설 하우스가 물에 잠겼다고 부여군은 설명했다.
토마토 시설 하우스가 모두 물에 잠기면서 수확을 앞둔 토마토는 상품 가치를 잃었다.
빨갛게 익은 토마토는 가지에서 힘없이 떨어졌고, 하루 이틀 사이 하얀 곰팡이가 생기면서 썩기 시작했다.
농민들은 30도가 넘는 날씨에는 비닐하우스 안에 하루만 그냥 둬도 농작물이 모두 썩는다고 설명했다.
황토물을 뒤집어쓴 수박 잎들은 누렇게 변색했다. 맥없이 시들어가는 수박 잎 옆으로 축구공만 한 수박이 나뒹굴며 썩어가고 있다.
부여군 임천면 일대 하우스 6개 동에서 오이 농사를 짓고 있는 신모(51) 씨는 "오이 뿌리가 모두 물에 잠겼기 때문에 다 죽었다고 봐야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마지막 살릴 수 있는 걸 따내기 위해 하우스에 안 찬 물이 빠지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아직 30∼40%는 수확을 더 할 수 있는데 이제 접어야 한다. 올해 오이 가격도 나빠서 속상했는데 남아 있는 것들도 못쓰게 돼 착잡하다"고 말했다.
부여군은 농경지 침수 피해 조사가 마무리되면 보상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시설 하우스 재배 작물은 사실상 복구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물이 빠지고 철거 계획이 세워지면 자원봉사자를 모집하는 등 일손을 보탤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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