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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액만 1조6000억… 프랑스 보물, 극비리에 영국 상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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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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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년 된 문화재 ‘바이외 태피스트리’
런던으로 옮겨져 영국박물관에서 전시
만일의 경우 대비해 삼엄한 호송 작전

프랑스 중세 시대 최고의 보물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바이외(Bayeux) 태피스트리’가 약 1000년 만에 바다 건너 영국에 상륙했다.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이동 경로 등은 철저한 비밀에 부쳐졌고 양국 경찰이 철통같은 호송 작전을 펼쳤다.

 

10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전날 늦은 밤 프랑스를 출발한 태피스트리는 영국 현지 시간으로 이날 오전 2시쯤 런던 영국박물관에 도착했다. 니컬러스 컬리넌 영국박물관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영국 역사상 매우 중요한 유물이 약 1000년 만에 처음으로 이 땅에서 전시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프랑스 노르망디 바이외 박물관에 전시된 ‘바이외 태피스트리’. 11세기 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직물 자수품은 프랑스 중세 시대 최고의 보물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다. 길이 70m, 폭 50㎝의 직물에 1066년 노르망디 영주 윌리엄 1세의 잉글랜드 상륙과 정복 과정을 담았다. AP연합뉴스
프랑스 노르망디 바이외 박물관에 전시된 ‘바이외 태피스트리’. 11세기 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직물 자수품은 프랑스 중세 시대 최고의 보물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다. 길이 70m, 폭 50㎝의 직물에 1066년 노르망디 영주 윌리엄 1세의 잉글랜드 상륙과 정복 과정을 담았다. AP연합뉴스

태피스트리란 여러 가지 색실로 그림을 짜 넣은 직물 자수품을 의미한다. 중세 유럽에서 성행했으며 오늘날에도 제작이 이뤄지고 있다.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 지역의 바이외에서 발견됐다고 해서 ‘바이외 태피스트리’란 이름이 붙었다.

 

11세기 말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태피스트리는 1066년 윌리엄 1세의 잉글랜드 정복 과정을 길이 70m, 폭 50㎝의 직물에 담았다. 원래 노르망디 지역을 다스리던 귀족이던 윌리엄 1세는 약 1만명의 병력을 이끌고 바다 건너 그레이트브리튼 섬에 상륙했다. 그는 별다른 어려움 없이 섬 남부의 잉글랜드 지역을 점령하고 국왕에 올라 노르만 왕조를 선포했다. 이는 오늘날 잉글랜드 역사의 출발점으로 꼽힌다.

 

1087년까지 잉글랜드 국왕으로 재임한 윌리엄 1세는 ‘정복왕’(Conqueror)으로 불리며 후대의 추앙을 받았다. 영국 학자들은 바이외 태피스트리가 윌리엄 1세를 기리려는 목적에서 11세기 말 잉글랜드에서 수녀들에 의해 만들어진 뒤 바이외의 성당에 안치된 것으로 추정한다. 당시만 해도 잉글랜드 국왕의 영지였던 노르망디 바이외에서 제작됐다는 주장도 있다.

 

10일(현지시간) 프랑스의 보물 ‘바이외 태피스트리’가 극비리에 영국 런던 영국박물관에 도착한 가운데 니컬러스 컬리넌 영국박물관장(오른쪽)과 엘렌 트레외뒤셴 주(駐)영국 프랑스 대사가 태피스트리를 운반한 특수 차량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태피스트리는 오는 9월10일부터 2027년 7월11일까지 10개월간 영국박물관에서 대중에게 전시된다. AFP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프랑스의 보물 ‘바이외 태피스트리’가 극비리에 영국 런던 영국박물관에 도착한 가운데 니컬러스 컬리넌 영국박물관장(오른쪽)과 엘렌 트레외뒤셴 주(駐)영국 프랑스 대사가 태피스트리를 운반한 특수 차량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태피스트리는 오는 9월10일부터 2027년 7월11일까지 10개월간 영국박물관에서 대중에게 전시된다. AFP연합뉴스

바이외 태피스트리는 조성 후 약 1000년 동안 프랑스 국내를 벗어난 적이 없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의 전시를 위해 이동한 것이 전부다. 그런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025년 영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두 나라 우호의 상징으로 바이외 태피스트리를 약 10개월간 영국박물관에 대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런던에 도착한 태피스트리는 당분간 특별히 만든 충격 방지 상자 안에 보관될 예정이다. 이후 전문가들이 입회한 가운데 상태 점검을 거쳐 전시 준비에 착수하게 된다. 영국박물관의 바이외 테피스트리 특별전은 오는 9월10일 개막해 2027년 7월11월까지 이어진다. 벌써 10만장 이상의 예약 티켓이 팔려나가는 등 영국인들의 관심이 뜨겁다.

 

애초 프랑스 문화계는 태피스트리의 국외 반출을 극력 반대했다. 100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닌 이 직물이 운송 과정에서 훼손되는 경우 그 손실은 돌이킬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마크롱의 강력한 의지와 “전례 없는 세심한 배려를 하겠다”는 영국박물관 측의 다짐 등에 힘입어 태피스트리의 사상 첫 해외 전시가 성사됐다.

 

테피스트리는 극도의 보안 속에 온도와 습도가 조절되는 특수 상자 안에 넣어져 바이외에서 런던으로 수송됐다. 이동 시간과 경로 등 모든 세부 사항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고, 모든 구간에서 경찰이 삼엄한 호송 작전을 전개했다. 영국 정부는 만약 태피스트리가 손상을 입는 경우 무려 8만파운드(약 1조6100억원)의 보험액 지급을 프랑스 측에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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