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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이후 가장 겁나는 장”…33년차 이코노미스트가 꼽은 AI 버블 붕괴 신호 5가지 [잘살아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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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윤진 기자(soup@segye.com), 서재민 기자(seota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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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버블, 닷컴버블 이후 최고 과열
엔화 약세·외국인 매도에 고환율 지속
금값은 단기 조정, 장기 상승 기대

최근 글로벌 증시를 견인해 온 인공지능(AI) 랠리에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조정 주가수익비율(CAPE)은 2000년 닷컴 버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고, 신용융자와 레버리지 ETF에는 막대한 자금이 몰리며 과열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고환율 장기화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기조, 중동 정세와 유가, 금값 변동성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자산시장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은퇴 자산을 지켜야 하는 5060세대라면 단기 수익률보다 시장의 위험 신호를 먼저 살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국민연금 투자운용팀장과 KB국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는 “2000년 이후 가장 겁나는 장”이라며 “버블은 예상보다 오래 이어질 수 있지만, 무너질 수 있다는 징후를 미리 인지하고 위험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유튜브 콘텐츠 <잘살아보세>에서는 홍 대표와 AI 버블 가능성부터 금리, 환율, 유가, 금값까지 최근 글로벌 자산시장의 핵심 변수와 대응 전략을 짚어봤다. 다음은 인터뷰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재구성한 내용이다.

 

 

 

―AI 버블, 지금 어느 국면에 와 있다고 보나

 

“상당한 과열이다. 쉴러 교수의 경기조정 PER(CAPE)가 41배로, 2000년 닷컴 버블 이후 최고치다. 막강한 자본력을 가진 빅테크, 즉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들이 끝없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문제는 이들 중 누군가가 경쟁에서 이탈(Drop)해 ‘불황이 오면 망한 회사들을 인수하겠다’는 전략으로 돌아서는 순간이다.

 

개인적으로는 애플이 이미 그런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본다. 누군가 포커판에서 발을 빼는 순간 붐이 순식간에 꺼질 수 있는 위태로운 상황이지만, 아직까지는 아무도 다이(Die)를 외치지 않고 있을 뿐이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는 시장에 어떤 의미인가

 

“글로벌 증시 입장에서는 매우 부정적이다. 자산시장에 버블이 낀 상황에서 연준은 ‘금융 시장의 안정을 위해 금리를 내리지는 않겠다’는 신호를 명확히 준 것이다. 현재 미국의 신용융자 잔고(Margin Debt)가 1조 4,000억 달러에 달하고, 레버리지 ETF에만 2,000억 달러가 몰려 있는 역사상 최대의 레버리지 장세다. 연준 입장에서는 이런 과열 속에 금리를 인하해 장을 더 띄우는 것이 올바른 일인지 시장에 반문하고 있는 셈이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서 내려오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가장 큰 요인은 이웃 나라인 일본의 엔화 약세다. 일본 다카이치 정부가 들어선 이후, 막대한 국가 부채에도 불구하고 화폐 가치를 떨어뜨리는 정책을 펴면서 엔화가 심각한 약세를 보였고 우리 원화도 이에 동조화되어 움직이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글로벌 펀드 리밸런싱(비중 조절) 차원에서 한국 주식을 대거 매도하며 47조 원가량을 빼낸 것도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고환율 장기화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극심한 양극화다. 환율이 오르면 1달러에 1,000원 하던 수출품을 1,500원에 팔 수 있으니 경쟁력 있는 수출 기업에게는 엄청난 호재다. 반면, 환율이 높고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려다 보니, 외국인 관광객 수혜 업종을 제외한 순수 내수 시장은 심각하게 망가지고 있다.”

 

―전쟁 위기에도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값이 하락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러시아와 인도의 대규모 매도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정제 시설 타격으로 전쟁 자금줄이 마르자, ‘어둠의 함대’를 동원해 원유를 싸게 파는 한편 보유하던 금을 대거 내다 팔아 버텼다. 인도 역시 중동 사태로 자국 해외 노동자들의 송금이 급감해 외환보유고가 줄자 금을 팔아 대응했다.

 

둘째, 올해 초 온스당 5,000달러를 넘기며 금값 버블을 일으켰던 중국 개미 투자자들의 매수 붐이 꺼진 탓이다. 안전자산이라고 해서 가격이 늘 안전한 것은 아니며, 금융 시장 상황에 따라 코인처럼 큰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불안한 중동 정세가 유가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최근 유가가 60~80달러 선으로 진정된 것은 시장에 굉장히 다행스러운 일이다. 전 세계 빅테크 기업들이 높은 금리 부담 속에서도 주식을 발행하며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데, 유가가 계속 100달러를 넘나들며 금리 급등을 부추겼다면 시장 수급은 이미 붕괴되었을 것이다. 유가 하락이 금리 상승세를 그나마 진정시켜 주면서 증시 추세가 살아남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은

 

“시장 참여자로서 감히 말씀드리면, 2000년 이후 가장 겁나는 장이다. 물론 버블은 사람들의 예상보다 훨씬 더 길게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언제 고점이 올지 타이밍을 맞추려 하기보다는, 버블이 무너질 수 있다는 징후를 미리 인지하고 위험을 경계하는 잣대로 삼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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