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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반은 축구 보는데"…월드컵 '자율 시청'에 교실 간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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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합력 기르는 교육의 연장" vs "학사 차질·시간 때우기 우려"

"우리 반은 축구 경기 왜 안 보여주시나요?"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를 하루 앞두고 학교 현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수업 시간 중 진행되는 경기 시청 여부를 일관된 방침없이 교사 자율에 맡기다 보니 학급별 '희비'가 갈리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는 단체 시청을 통해 애국심을 고취하고 단합력을 기리는 것 자체가 교육의 연장이라는 의견과 면학 분위기를 저해하는 '시간 때우기'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경기도 수원의 A고등학교 교장은 18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얼마 전 교감과 선생님들이 제게 와서 축구 경기 시청 여부에 대한 지침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조별리그 1차전 당시 일부 교실에서는 경기를 단체 시청했는데, 최근 경북 예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축구 시청을 두고 찬반 논란이 생기는 등 여론이 갈리자 허용 여부를 학교 차원에서 일괄적으로 정해달라는 취지다.

이 교장은 "국가대표팀이 출전하는 경기이고 자주 열리는 대회도 아니기 때문에 애국심 차원에서 학생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응원하는 것 역시 협동심과 단합력을 기르는 교육적 명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반면, 수업 중에 영상을 보여줬다는 걸 촬영해 SNS에 올리거나 민원을 낼 수도 있기 때문에 섣불리 방침을 정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결국 이 학교는 시청 여부를 교사 재량에 맡기기로 했다.

그러나 이처럼 교사 자율에 맡길 경우 경기를 시청하지 못한 학생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문제가 된다.

지난 12일 1차전 당시 수원의 B초등학교 6학년의 경우 9개 학급 중 1개 학급을 제외하고 축구 경기를 시청했다.

경기를 보지 못한 유일한 학급 학생들은 쉬는 시간에 옆 교실 복도에서 까치발을 들고 창문 너머로 경기를 훔쳐봐야 했다.

이 학교 한 학부모는 "9개 학급 중 8개 학급이 경기를 시청하는 상황이라면 학교장이 나서 일괄적으로 시청을 허용하도록 해주는 건 어땠을까 싶다"고 말했다.

기말고사를 앞둔 중·고등학교의 당혹감은 더 크다.

성남의 C고등학교는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해 일괄적으로 축구 경기를 시청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학사일정 차질을 우려해 공식적인 지침을 정하지 않았다.

C고교 관계자는 "교과별 연간 교육 계획에 따라 진도를 나가야 하고 당장 이달 말부터 학기말고사가 시작된다"며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원성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결국 재량껏 판단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교육 당국은 교사의 자율권을 존중하되 축구 경기를 시청할 경우 과목별 교육 목표에 부합한 지도가 함께 이뤄지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경기도교육청 중등교육과 담당자는 "월드컵 경기 시청을 학교 차원에서 강제하거나 금지할 법적 근거는 없다"며 "학기별 교수학습 계획 범위 내에서 교사가 진도를 조정하되, 경기 시청에 교육적 의미를 잘 연결한다면 '시간 때우기'가 아닌 훌륭한 수업 콘텐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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