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특수와 교통 여건 개선 기대감 등으로 주택 가격이 급등하는 화성 동탄구 등 수도권 비규제지역 3곳이 이달에도 규제지역 지정 요건을 달성했다. 정부가 규제 확대를 검토하는 가운데 조만간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이른바 ‘삼중 규제’로 묶일 가능성이 커졌다.
18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월간 주택가격동향 통계에 따르면 수도권 비규제지역 가운데 화성 동탄구와 구리시, 용인 기흥구 3곳은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규제지역 필수 지정 요건을 충족했다.
현재 규제지역 지정 정량요건 가운데 조정대상지역은 직전 3개월 주택가격 상승률이 해당 시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3배를 초과하는 경우에 지정된다. 투기과열지구는 1.5배를 초과할 때 지정되는데 이들 3곳은 최근 연속해서 이 기준을 뛰어넘었다.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경기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8%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조정대상지역은 집값 상승률이 1.79% 이상, 투기과열지구는 2.06% 이상이면 지정 대상에 해당한다.
◆ 규제지역 지정 전 막바지 매수세 몰리며 시장 과열
최근 시장 과열 양상을 보이는 화성 동탄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고액 성과급 지급 결정과 광역급행철도 교통 호재로 주택 수요가 대거 유입되면서 지난 석 달간 집값이 3.85% 상승했다. 올해 2월 상승률이 0.78%에서 3월 1.10%, 4월 1.13%로 커지더니 성과급 타결이 이뤄진 지난달에는 1.57%로 오름폭이 확대됐다.
특히 동탄구의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은 1.98%로 전주 상승률인 0.60%의 3배를 웃돌았다. 규제지역 지정 전에 주택을 사두려는 매수세가 몰린 결과다. 경매 시장에서도 첫 경매에서 낙찰가가 감정가의 100%를 넘는 고가 낙찰이 속출하는 분위기다.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니 집주인이 가격을 더 올리겠다며 배액배상을 하고 기존 계약을 파기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라며 “최근 규제지역 지정이 임박설이 돌면서 그 전에 전세를 끼고 사두겠다는 투자 수요까지 가세한 모습”이라는 현지 공인중개사의 설명이다.
교통 여건 개선 기대감과 정비사업 호재가 겹친 경기도 구리시 역시 지난 3개월 집값 상승률이 3.53%로 동탄구의 뒤를 이었다. 대기업 임직원의 출퇴근 동선에 위치한 용인 기흥구도 비규제지역 풍선효과로 지난 3개월간 집값이 경기도 평균인 0.81%의 3배가 넘는 2.57% 상승했다.
◆ 대출 문턱 높아지고 세제 강화... 다음 주 분수령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규제지역 지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정부는 시장 분위기가 긴박하게 돌아감에 따라 현재 규제지역 확대와 시장 안정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관계부처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 주택담보대출비율이 무주택자는 종전 70%에서 40%로 강화되고 유주택자는 대출이 금지된다. 아울러 양도소득세와 취득세 중과 등 세제도 강화되며 정비사업 단지는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등의 규제를 받게 된다.
시장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이날 유럽 순방 후 귀국함에 따라 범정부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이르면 다음 주 정부가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규제지역 지정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음 달에는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자금 대출 규제 강화 계획이 발표될 예정이고 다주택자 대상 보유세와 양도세 강화 등 강력한 추가 규제안도 대기 중인 상황이다.
◆ 투자심리 위축 기대 속 전세시장 불안 우려 교차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규제지역 지정으로 대출과 세금 규제가 강화되고 갭투자 수요도 꺾이면 일정 부분의 수요 둔화와 가격 안정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동탄 등 일부 지역은 대기업 임직원의 실수요가 워낙 탄탄해 규제 효과가 단기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택자금 지원 제도가 활성화되어 있어 대출 규제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규제지역 지정이 전세 불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실제로 이들 3개 지역은 현재 전셋값 상승세도 가파르다. 지난 3개월간 화성 동탄구의 주택 전셋값은 4.26% 뛰어 매매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용인 기흥구와 구리시도 각각 3.26%와 2.33%의 높은 전셋값 상승률을 기록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지정되면 실거주 의무로 인해 전월세 신규 매물이 감소하므로 가격이 더 뛸 수 있다”라며 “임대차 매물이 원활히 공급될 수 있는 우회로를 함께 모니터링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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