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 재봉쇄 우려에 운항 신중 전망
병목에 공급망 회복 90일 소요 예상
종전 효과 반영 WTI 4.8% 떨어져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 서명에 합의하면서 100일 넘게 막혔던 호르무즈해협의 물길이 마침내 열리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있을 서명식이 이루어지는 즉시 해협이 개방될 것이라고 14일 밝혔다. 장기간 고유가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국제사회에 희소식이다.
다만, 호르무즈해협 항행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폭격으로 파괴된 에너지 기반시설 복구와 해협에 설치된 기뢰 제거, 고갈된 원유 재고 확충 등 과제가 많기 때문이다.
선박 통항의 경우 주요 선사들이 해협 안전성을 확인하기 전까지 운항 정상화에 신중한 입장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곧바로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세계 3위 해운사인 프랑스의 CMA CGM의 로돌프 사데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프랑스 의회 청문회에서 “평화적인 해법이 이행된다고 하더라도 또 다른 위기가 벌어지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며 “우리는 호르무즈의 수감자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MOU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이란이 향후 다시 호르무즈 재봉쇄에 나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 큰 변수다. 강제력이 없는 MOU 대신 실제 종전 협정이 이루어질 때까지 호르무즈해협을 가로막는 ‘심리적 장벽’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100일 넘게 막혔던 석유 수송길이 다시 열리는 만큼 병목도 발생할 수 있다. 호르무즈스트레이트모니터닷컴 자료를 보면 현재 대기 중인 선박은 354척에 이른다. 로이터통신은 항로 거리, 항만 혼잡, 물류 병목 등을 고려하면 원유 공급망이 다시 전쟁 이전의 균형을 찾는 시점까지 60∼90일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가들의 전망을 인용해 보도했다.
정상화 작업이 이뤄지는 동안 국제 에너지 시장은 여전히 전시와 마찬가지 부담을 안게 된다. 지난 4월 미국과 이란이 휴전을 시작했을 당시에도 당분간 유가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으며, 심지어 고유가가 2027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일단 이날 MOU 체결 합의로 유가는 크게 하락했다. CNN에 따르면 국제 유가 기준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3.9% 하락한 84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4.8% 떨어진 배럴당 약 81달러에 거래됐다. 다만, 이번 급락은 종전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어서 향후 미국과 이란의 후속 협상 흐름에 따라 언제든 다시 요동칠 수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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