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법왜곡죄로 고발된 건을 검토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사건을 최근 경찰 국가수사본부로 넘겼다. 공수처법상 수사 대상 범죄가 한정돼 있어 법왜곡 혐의로만 고발된 건은 공수처 수사 대상인지 여부가 명확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15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법왜곡죄와 직무유기, 직권남용 등 혐의가 같이 고발된 경우에는 수사 대상이 된다고 보고 수사 중이지만, 법왜곡죄 단독 사건은 이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이 같이 설명했다.
법왜곡죄로 불리는 형법 개정안이 시행된 지난 3월부터 이날까지 공수처엔 관련 사건 총 69건이 입건됐다. 이 중 10건은 조 대법원장 사건처럼 다른 수사기관에 이첩했고, 10건은 불기소 결정을 했다고 공수처는 부연했다. 나머지 49건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오 처장은 현행 공수처법의 미비점을 거듭 지적하면서 “인력 한계와 구조적 단점을 극복하는 법 개정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공수처 인력 정원은 검사 25명, 수사관 40명, 행정인력 20명 등이다. 정상적인 업무수행을 위해선 인력이 최소 두 배는 돼야 한다는 게 공수처 입장이다.
이어 오 처장은 공수처 수사 대상 범죄가 지나치게 좁게 설정됐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최근 특별검사법 등은 수사 중에 발견된 사건과 범죄에 대해서는 폭넓게 수사권을 인정하는데, 공수처법은 고위공직자가 행한 사건이 아닌 경우 수사를 제한하고 있다”며 “공수처법 개정은 기관의 권한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곳곳에 자리 잡은 거악을 향한 칼날을 더욱 날카롭게 제련하기 위한 절박한 호소”라고 역설했다.
오 처장은 검찰과 공수처의 ‘사건 핑퐁’으로 뇌물 수수 의혹을 받는 감사원 간부가 일부 불기소 처분된 일을 두고는 “검찰이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있게 하거나 아니면 어떤 절차를 통해 검찰이 공수처에 보완수사 요청(요구)을 할 수 있도록 별도 규정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경무관 뇌물 사건의 공여자가 보석으로 석방된 건에 대해서는 공수처 측의 행정 착오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오 처장은 “서류 송달상의 문제가 생겨 보석심문기일에 의견을 제대로 못 냈는데, 행정 착오와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조사하라고 했다”며 “그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조직을 챙기고 있다”고 했다.
오 처장은 10월 검찰청 폐지 후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신설과 관련해선 “지형이 격변할수록 중심을 잡아야 할 공수처의 소명은 더욱 명확해진다”며 “변화를 수동적으로 기다리지 않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격동의 시기일수록 공수처가 가진 강력한 저력과 역동성을 바탕으로, 국가 반부패수사 지형의 선두주자이자 견고한 방파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러면서 오 처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사건 판결이 나오기까지 관할과 체포영장 집행 적법성 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법원에서) 모두 적법성을 인정받았다”며 “공수처가 적법 절차에 따라 수사기관으로서 역할을 한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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