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토 아바도 지휘봉 잡아
이성이 그어놓은 경계를 허물려 한 예술의 충동, 낭만(浪漫)주의.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제265회 정기연주회 화두로 자연 앞에 선 인간의 경이와 죽음 너머에서 찾는 구원, 그 심층의 감정을 선율로 표현한 ‘낭만’을 택했다.
11일 국립심포니에 따르면 7월 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정기연주회는 괴테의 시에서 출발한 멘델스존의 바다가 열어놓은 정적, 슈만의 레퀴엠이 닿는 영적 평안, 그리고 베토벤이 터뜨리는 생명의 환희로 이어지는 무대다.
연주회 첫 곡 멘델스존의 ‘고요한 바다와 즐거운 항해’는 ”깊은 고요가 물 위를 지배하고, 바다는 아무 흔들림 없이 누워 있다”로 시작하는 괴테의 동명 연작시 두 편에서 착안했다. 현악기의 정적인 진행 위에 관악기와 팀파니가 점차 더해지며 항해의 움직임을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이어서 연주하는 슈만의 합창곡 ‘미뇽을 위한 레퀴엠’ 역시 괴테의 문학과 연결고리가 있다. 소설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 속 인물 미뇽의 장례 장면에 쓰인 시를 가사로 한다. 독창·합창이 함께하는 대편성 작품으로 2023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인 바리톤 김태한이 독창을 맡고, 수원시립·위너오페라·월드비전합창단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연주회는 낭만주의의 정신적 원형으로 여겨지는 베토벤의 교향곡 제7번으로 마무리된다. 이성적 구조보다 리듬의 충동이 전체를 지배하는 낭만주의의 시원(始原)이다. 올 1월 음악감독 취임 후 악단과 호흡을 맞춰 온 로베르토 아바도(사진) 상임지휘자가 자신의 개성을 본격적으로 드러내는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바도 음악감독은 “괴테의 문학에서 출발한 멘델스존과 슈만의 작품, 그리고 베토벤 교향곡 7번이 하나의 흐름 안에서 이어지도록 구성했다”며 “세 개의 작품이 지닌 고유한 음악적 특징과 대비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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