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동원 선수 사진·활약 장식
해양수산부가 6월 이달의 등대로 부산 기장의 ‘칠암항남방파제등대’를 선정했다. 세계 유일의 야구 등대로 불리는 이 등대는 2008 베이징올림픽 야구 금메달의 감동을 품어 국내외 관광객과 야구 팬들이 찾는 부산 기장의 대표 명소가 됐다.
◆ 배트·헬멧·글러브…야구로 빚은 등대의 탄생
11일 한국항로표지기술원에 따르면 칠암항남방파제등대는 2010년 11월 30일 처음 불을 밝혔다.
높이 10m의 등대 본체는 하늘을 향해 당차게 들어 올린 야구 배트와 헬멧을 형상화했으며, 하단부에는 거대한 야구공과 야구 글러브 조형물이 자리 잡고 있다.
멀리서도 단번에 야구를 연상케 하는 독특한 외관 덕분에 ‘야구 등대’라는 별칭이 붙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야구 등대는 단순한 항로 표지 시설을 넘어 기장 앞바다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뜻깊은 추억을 선사하는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고 밝혔다.
등대 건립의 계기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야구 대표팀의 역사적인 9전 전승 금메달이었다.
온 국민의 심장을 뛰게 했던 그 승리를 기념하고, 야구 도시 부산 시민들의 뜨거운 야구 사랑을 상징하기 위해 부산지방해양수산청과 지역 사회가 뜻을 모아 건립했다.
야구공 안쪽 벽면에는 롯데 자이언츠의 전설적 투수 고 최동원 선수의 사진과 활약이 장식돼 있어 그 날의 생생한 감동을 다시 느낄 수 있다.
1958년에 태어나 2011년에 타계한 최 선수는 한국 프로야구 통산 103승 74패 26세이브, 평균자책점 2.46, 1019탈삼진이라는 압도적인 기록을 남겼다.
◆ 흰색·빨간색·노란색…칠암항 3대 등대 투어
칠암항의 볼거리는 야구 등대 하나에 그치지 않는다. 맞은편 북방파제에는 빨간색 원 안에 갈매기가 날갯짓을 하는 형상의 갈매기 등대가 있고, 두 등대 사이에는 기장의 특산물 붕장어를 형상화한 노란색 붕장어 등대가 서 있다.
흰색의 야구 등대, 빨간색의 갈매기 등대, 노란색의 붕장어 등대가 뿜어내는 화려한 색감과 독특한 조형미는 푸른 바다와 대조를 이룬다.
도보 여행자들 사이에서 찍는 곳마다 인생샷이 되는 등대 투어 코스로 유명하다.
이 세 등대는 칠암항을 수호하는 삼총사이자 기장의 3대 상징물로 통한다.
세 등대 주변을 도보로 모두 둘러보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30분에서 40분 내외로, 평탄한 방파제 길을 따라 가볍게 걷기 좋다.
방문객은 칠암항 방파제 입구에 조성된 공영 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평일에는 주차 공간이 여유롭지만 주말에는 다소 혼잡할 수 있다.
◆ ‘등대 여권’에 스탬프를…이달의 등대스탬프투어
칠암항남방파제등대는 해양수산부 산하 한국항로표지기술원이 운영하는 재미있는 등대스탬프투어의 필수 코스 중 하나다.
각각의 스토리를 담은 재미있는 형상의 등대를 찾아 스탬프를 수집하고 나만의 등대 여권을 채워나갈 수 있어 가족 여행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등대는 2026년 한 해 동안 진행 중인 2026 이달의 등대스탬프투어 코스에도 포함돼 있다.
매달 선정되는 이달의 등대를 찾아 등대와 함께 자신의 얼굴이 나오도록 타임스탬프 사진을 찍어 인증하는 방식이다.
지정된 등대 방문 후 인증 사진을 등록한다. 둘째, 12곳을 모두 완주하면 완주 인증서와 특별 기념품을 받을 수 있다.
◆ 붕장어 성지에서 해동용궁사까지…꽉 찬 기장 하루 코스
칠암항은 미식가들에게 붕장어의 성지로 통한다. 이 일대에서 잡히는 붕장어는 지방이 적고 고소하며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잘게 썰어 수분을 꽉 짜낸 붕장어회와 매콤한 양념구이는 기장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별미다.
칠암항 인근 상인회 관계자는 “등대를 둘러본 방문객들이 자연스럽게 붕장어 거리로 유입되면서 상권에 큰 활력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붕장어로 배를 채운 뒤에는 인근 임랑해수욕장이나 일광해수욕장에서 한적한 바다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소셜 미디어 인증 명소인 죽성 드림세트장을 방문해 이국적인 풍경을 만끽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조금 더 이동하면 해동용궁사와 오시리아 관광단지까지 이어진다.
일상에서 벗어나 바다의 낭만과 야구의 추억, 미식의 즐거움을 하루에 모두 누릴 수 있어 주말 여행지로 제격이다.
한편 한국의 이색 조형 등대는 단순한 항해 보조 시설을 넘어 지역 경제를 견인하는 핵심 관광 자원으로 발전했다.
해양수산부 데이터에 따르면 전국 주요 해안에 설치된 조형 등대는 약 150개에 이르며, 등대 스탬프 투어 누적 참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역 유동 인구를 대폭 늘리고 있다.
이러한 해양 관광 콘텐츠의 성장은 기장군 칠암항 일대의 인근 상권 매출과 방문객 체류 시간을 평균 30% 이상 향상시키는 등 실질적인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를 창출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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