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에 성충 생존율·활동성 ↓
집중호우로 유충 서식지 유실
“올 여름 더 줄어들 수도” 전망
서울·강릉을 중심으로 최고기온이 38도까지 오르는 극도로 강한 폭염이 있던 지난해 일본뇌염 매개모기 지수가 평년 대비 준 것으로 나타났다. 극단적 고온·집중호우 반복으로 성충 생존율과 야간 활동성이 떨어져 번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탓으로 분석된다.
2일 질병관리청 진단분석국 매개체분석과의 ‘2025년 국내 일본뇌염 매개모기 감시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작은빨간집모기 지수는 전년(103.4마리) 대비 34.8%, 평년(74.2마리) 대비 9.1% 감소한 수준을 보였다.
작은빨간집모기는 일본뇌염의 주요 매개체다.
지난해 발생한 전체 작은빨간집모기 수를 관찰 권역으로 나눠 평균치를 낸 지수를 통해 전국에서 평균적으로 매개모기가 얼마나 발생했는지를 알 수 있다. 지수가 평년보다 감소했다는 것은 평균적으로 작은빨간집모기 숫자가 줄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이례적인 기상 양상과 연관이 있다. 지난해 여름철 전국 평균기온은 25.7도로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6월 말부터 이른 폭염이 시작돼 8월 말까지 장기간 지속됐다.
이희일 질병청 진단분석국 매개체분석과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기온 상승은 모기 성장·번식 속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속적인 고온은 성충 생존율·야간 활동성을 줄여 번식에 부정적”이라며 “작년에 극단적 고온·집중호우가 반복돼 매개모기 밀도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강수량도 모기 밀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적당한 강우는 논과 웅덩이 등에 산란지를 제공하지만 하루 누적 강우량이 90㎜를 초과할 경우 유충과 알의 유실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해 7월 전국적으로 200~700㎜의 집중호우가 관측됐고 8월에는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시간당 100㎜를 초과하는 국지성 집중호우가 여러 차례 발생했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여름철 단시간에 집중된 국지성 강수 패턴은 일부 지역에서 유충 서식지를 소실시켰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모기 밀도 감소에 영향을 준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올해도 지난해 못지않은 무더위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30일 지난해보다 19일 이르게 강원 강릉시에서 올해 첫 열대야가 발생했고, 올여름 폭염과 열대야가 발생할 가능성이 평년보다 매우 높다는 관측이 나왔다. 극단적인 무더위가 작은빨간집모기 지수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 연구원은 “전체적으로 줄었다 늘었다 하기 때문에 예측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기온이 올라가면 작년보다 모기 수가 더 줄어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 작은빨간집모기는 7~8월에 관측되지만 올해에는 제주도에서 3월에 처음 발견됐다.
이 연구원은 “기후 온난화로 일본뇌염 매개모기 출현 시기가 빨라졌고 지역별 발생 양상도 달라지고 있다”며 “여러 환경 요인이 모기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수 있게 지속적인 감시 자료 축적과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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