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사용 빈도·필요성 여부 파악
치명적 위해 정보 필터링 계획도
인공지능(AI) 의료 정보의 무분별한 수용이 사회문제로 떠오르자 정부가 관련 연구에 착수했다. 정부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하반기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계획이다.
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복지부는 이달 초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수의계약을 맺고 ‘국민 대상 디지털헬스·의료 AI 인식 및 수용도 조사’ 연구에 돌입한다. 수용도 조사에는 디지털헬스케어기기나 앱을 포함한 의료 AI에 관한 인식 조사가 담긴다.
복지부 관계자는 “표본 2000∼3000명 정도의 국민 설문조사를 진행할 예정으로 8월 말 전체 연구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이 의료 분야에서 AI를 얼마나 쓰는지 알아보고, 필요로 하는 정책도 파악한다는 취지다.
복지부는 해당 결과를 기반으로 의료 AI를 올바르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해외 유사 가이드라인도 연구에 포함될 전망이다. 자칫 치명적일 수 있는 거짓 정보를 사용자들이 걸러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 교수는 “갈수록 AI를 통한 자가진단의 빈도가 빈번해질 것”이라며 실태조사의 필요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가 의료 정보를 쉽게 얻는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필요한 대면 의료를 간과한다든지 치명적인 위해 정보를 얻을 가능성도 있다”며 “정부는 AI 의료의 양면을 고려해 정책을 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AI 의료의 기술적 발전과 그에 따른 오남용 폐해, 개인정보 문제 등이 전 세계적으로 팽팽히 대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AI 의료를 무방비로 뒀다가 국민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과 기술 발전을 독려해야 하는 양면에서 전 세계가 암중모색 중”이라며 “현재는 각 국가가 향후 10년간의 전략을 정해 가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AI 기술 발전 속도를 제도가 뒷받침하지 못하는 문제가 필연적으로 생기고 있다고 본다. 진단·치료·예측 등 의료행위 전반으로 AI 기술이 확장하는데, 기존 보건의료 법·제도는 전통적 의료행위나 물리적 의료기기를 전제로 설계됐다. 스스로 학습과 업데이트를 반복하는 AI 기술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보건의료 데이터·AI 활용전략 및 실행계획 수립을 위한 기초연구’에서 ‘보건의료 AI 법 정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환자 권리 확보 면에서 AI를 진료에 이용할 시 사전 동의를 의무화하고, AI 진료 거부권을 보장하는 식이다.
의료진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AI와 의료진의 협업 기준을 명확히 하고, AI의 오진 시 책임 비율을 규정해야 한다고도 했다. 정 교수는 “AI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 변화하는데 제도는 이를 따라가는 데 한계가 있다”며 “그렇다고 사용과 책임에 일일이 구체적인 기준을 정하거나 기술이 나오기도 전에 제도를 정비하면 규제로 이어져 오히려 AI 기술 발전에 장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의 의료행위에 더 많은 논의와 검토가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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