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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반도체 투톱, HBM은 집안싸움… 글로벌 AI 동맹은 한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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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호·이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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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기술력 경쟁 치열

앤트로픽 투자 라운드 공동참여
AI 에이전트 분야 협업 관계 확대
단순 부품 넘어 핵심 플레이어 부상

삼성전자 HBM4E 샘플 깜짝 출하
SK하이닉스도 출하 일정 앞당겨
배경훈 “전 국민 AI 활용역량 강화”

인공지능(AI) 성능을 좌우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한 치 양보 없이 ‘혈투’를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적인 AI 기업으로 급부상한 앤트로픽에 나란히 주요 투자자로 나섰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양사가 주요 AI기업에 지분 투자를 단행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투자 수익과 함께 강력한 우군 및 AI 생태계를 이끄는 고객사들 확충을 노린 선택으로 보인다. 전 세계 메모리 시장 주도권을 두고 치열하게 다투는 경쟁자이지만 K반도체의 생태계와 글로벌 AI 동맹 구축을 위해 ‘적과의 동침’ 행보를 하는 모양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AI 모델 ‘클로드’의 개발사인 앤트로픽은 최근 진행한 시리즈H 투자 라운드에서 650억달러(약 98조원)를 유치했다. 투자 후 기업가치는 9650억달러(약 1440조원)로 평가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참여해 수조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29일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한 7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4E’의 실물.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29일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한 7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4E’의 실물. 삼성전자 제공

앤트로픽은 “이들(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기업의 기술은 전 세계 메모리, 저장장치, 로직 칩 공급에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이들과의) 협력 관계는 고객 요구에 맞춰 컴퓨팅 역량을 안정적으로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 에이전트 분야로 협업관계를 확대하는 것으로 분석한다.

앤트로픽은 오픈AI의 대항마로 불릴 만큼 AI 에이전트 시장에서 잠재성이 큰 기업으로 평가된다. 이달 초 기준 연 환산 매출액은 470억달러를 돌파했으며, ‘클로드 미토스’, ‘오퍼스4.8’ 등 새로운 버전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AI 에이전트 생태계에는 AI 데이터센터 기업들과 AI 칩 설계·제조기업들이 광범위하게 포함돼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서는 앤트로픽 투자가 이들 기업을 새로운 고객사로 확보해 메모리 공급 활로를 찾는 기회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앞서 양사는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와도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반도체를 공급하기로 한 바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앤트로픽의 AI 에이전트 생태계 확장에 필요한 메모리 및 스토리지 협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협력 가능성이, SK하이닉스는 신규 AI데이터센터 확보 및 HBM 공급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SK의 이번 앤트로픽 투자는 HBM 등 고성능 메모리가 더 이상 AI 인프라 생태계의 부품이 아니라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가 차세대 HBM인 HBM4E(7세대) 샘플 출하에 성공하며 ‘반도체 맞수’인 SK하이닉스와의 기술력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HBM4E는 전작인 6세대 HBM4에서 검증된 최선단 공정 기반의 1c(10나노급 6세대) D램을 적용했다. HBM4E의 데이터 처리 속도는 14기가비트(Gb㎰)에서 최대 16Gb㎰를 지원하는데, 이는 전작 HBM4 대비 20% 이상 향상된 수치다. 또 단일 스택 기준 초당 3.6테라바이트(TB)의 대역폭을 제공함으로써 대규모언어모델(LLM)과 차세대 AI 시스템의 연산 속도를 극대화했다. 용량 측면에서도 12단 기준 48기가바이트(GB)의 고용량을 구현해 전작 대비 30% 이상 향상됐다.

SK하이닉스도 조만간 HBM4E를 선보이며 맞불을 놓을 방침이다. 애초 올해 하반기 HBM4E 샘플 출하를 계획했지만, 최근 제품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2일부터 대만에서 열리는 정보기술(IT) 전시회 ‘컴퓨텍스 2026’에서 HBM4E 실물 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정부도 K반도체 등 국내 AI산업 경쟁력 강화에 지원을 아끼지 않기로 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이재명정부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독자 AI 모델 개발, 첨단 GPU 확보, 전 국민 AI 활용역량 강화 등을 통해 AI 3대 강국을 달성하겠다”며 국가 AI 인프라인 첨단 GPU 26만장을 2030년까지 차질 없이 확보하고, 독자 AI 모델이 개발 단계를 넘어 반도체 공장, 정부 행정망, 연구개발(R&D) 예산 심의 등 전 영역에 확산 적용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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