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국 안보 수장들이 모여 지역 안보 문제 등을 논의하는 아시아안보회의가 29일 오후(현지시각) 싱가포르에서 개막했다.
올해로 23회를 맞는 이 행사는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주관으로 2002년부터 매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개최돼 ‘샹그릴라 대화’로도 불린다. 31일까지 열리는 이번 회의에는 40여 개국 550여명의 대표단이 참가했다.
한·중·일과 베트남·인도 등 동남아·남아시아 국가들을 비롯해 미국·호주·뉴질랜드·캐나다 등 태평양 국가, 영국·프랑스·네덜란드·폴란드·리투아니아 등 유럽 국가들의 국방수장 등 안보 고위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또 이란 전쟁으로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국이 에너지 공급난에 시달리는 가운데 카타르·파키스탄 등 중동 국가들도 대표단을 보냈다.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은 이날 개막 기조연설에서 세계가 국제법과 국제적 규범의 약화, 성장 둔화와 기후 변화를 포함한 개발 모델의 위기, 국가 간 신뢰의 위기 등 여러 위험과 불확실성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 세계가 직면한 세 가지 위기는 우리가 받아들여야만 하는 불가피한 현실이 아니다”라며 국제법 강화,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 마련, 대화와 투명성 증진을 촉구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중국의 급속한 군사 현대화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공세 강화 속에서 미국의 대(對)아시아 안보공약의 향방이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행사 이틀째인 30일 연설을 통해 이 지역 각국을 향해 내놓을 메시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미 국방부(전쟁부)는 “헤그세스 장관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핵심 국익 수호를 위한 미래지향적이고 상식적인 접근에 초점을 맞춰 샹그릴라 대화 기조연설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작년 샹그릴라 대화에서 헤그세스 장관은 “중국이 무력을 사용해 아시아 현재 상황을 강제로 바꾸려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한 지 2주밖에 안 지났다는 점에서 올해는 헤그세스 장관의 발언 수위가 작년과 다소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이란 전쟁이 석 달이 되도록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아시아 각국은 미국의 이 지역 안보공약의 항방을 가늠하기 위해 헤그세스 장관의 발언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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