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주식 비중 조정 주요 원인”
주가 상승에 일시적 고환율 부각
靑 ‘3高는 경제 성공 비용’ 논란에
“중기·서민 부담 엄중 인식” 진화
공공기관 동남권 추가 이전 지시
2030년 목표 북극항로도 구체화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국무회의에서 1500원선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 문제를 공개 언급하며 ‘외국인들의 주식 매각 대금 환전 수요’를 환율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짚은 건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가파른 국내 주가 상승에 따른 일시적 요인이 고환율을 만들었다는 점을 부각하며 향후 주가 안정 시 환율 문제도 완화될 것이란 메시지를 낸 셈이다. 이 대통령은 “물가 안정에 최우선적으로 주력해야 한다”며 물가 상승에 대한 경계감도 드러냈다. 청와대는 최근 김용범 정책실장의 ‘고환율·고물가·고금리 등 3고(高)는 경제 성공 비용’이라는 발언을 겨냥해 야권의 공세가 거세지자 “정부는 현재 상황이 중소기업과 서민 경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다.
◆李 “물가 안정 최우선 주력”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으로부터 거시경제 및 물가 대응 현황에 대해 보고받은 뒤 원·달러 환율 문제에 대한 발언에 나섰다. 구 부총리가 외국인들이 보유 주식 자산 구성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환율이 높아졌다고 보고하자 이 대통령은 “지금 한국 주식 시장이 3배 정도 오른 것이니까 외국인 보유 주식의 평가액이 3배 정도 올랐다는 이야기고, 그래서 자기들이 갖고 있는 한국물에 대한 비중이 올라가는 바람에 비중 조정을 하느라고 그런다는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구 부총리는 “이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 코스피 총액이 2300조원 정도 됐는데 지금 주가가 워낙 좋아서 6300조원으로 4000조원 정도가 늘어났다”며 “외국인 (비중을) 단순하게 30%만 따져도 (외국인 보유 주식의 평가액이) 1200조원 정도가 늘어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인들이 한국 자산 평가액이 높아지니까 그중에서 상반기에 110조원 정도를 팔았다”며 “10% 정도를 리밸런싱을 위해 팔아서 환전하다 보니까 달러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이 “경상수지 흑자 폭은 되게 늘어나고 있지 않느냐”고 하자 구 부총리는 “경상수지 흑자가 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의 자산 평가도 높아지니까 외국인들이 (보유 주식) 일부를 매각하고, 그 과정에서 환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하반기 경제 성장 전략 수립 방향과 관련해 발언하던 중 물가 관리의 중요성도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물가 안정에 최우선적으로 주력하고, 중동전쟁 이후 상황 변화도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되겠다”고 했다.
고물가 및 고환율 대응이 거시경제 주요 현안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청와대는 김 실장의 3고 관련 언급이 논란이 되자 이날 “정부는 취약계층 금융지원 확대, 주요 품목 수급·물가에 대한 상시 점검 및 안정 조치, 부동산·외환시장의 안정적 관리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하반기 경제 성장전략과 내년도 예산안에 국민 부담 완화 과제들을 적극 반영할 예정”이라며 “예상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대응 체계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앞서 김 실장은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오늘의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은 한국 경제가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수반되는 성공의 비용”이라고 주장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하반기 경제성장전략 추진 방향’을 보고하면서 “성장이 좋아지고 세수가 늘어나면 물가와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이 크고, 증시 호황이 이어지면 환율 절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이를 최소화하면서 경제구조 변화에 대응해 새로운 시대에 맞는 성장전략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동남권 추가 이전 신속 추진”
이 대통령은 최근 완판 행진을 기록하고 있는 ‘국민성장펀드’와 관련해선 “주식 시장 활황을 보면서 배제되고 소외감을 느낀 분들이 기회를 조금 찾아보자는 생각이 있는 것 같은데, 크지는 않겠지만 자산 격차를 조금이라도 완화하거나 기여하게 운용을 정말 잘해야겠다”고 주문했다고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또 이 대통령은 “앞으로 동북아 해양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과정에서 동남권의 지정학적 가치는 더욱더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며 해양수산부, HMM에 이은 공공기관·기업의 동남권 추가 이전도 신속히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날 발표한 ‘남부 해양수도권 육성방향’을 통해 “올해 하반기 부산과 로테르담 구간을 시범 운항하고, 2030년 한∼유럽 정기항로 개설을 목표로 단계적인 운항체계를 구축하겠다”며 북극항로 개척을 구체화했다.
이외에도 이 대통령은 “지금 국회 상황에서 법 하나 만들려면 심하게는 몇 년씩 걸리는데, 우리에게 필요한 제도 개선을 다 법으로 하려면 못한다”며 “꼭 법으로 해야 하는 게 아니면 시행령이나 업무 지침, 각 부처 규칙으로 해달라”고 전 부처에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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