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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7년간 재판부 제척·기피 인용 ‘6건’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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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림 기자 seoulfore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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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 접수 건수는 44.9% 증가
尹 잇단 신청… “재판지연 의도”
‘재판의 공정성 제고’ 의미 퇴색
전직법관 “허용 가이드 마련을”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이 각각 내란 우두머리·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항소심에서 연달아 재판부 기피 신청을 하면서 고의로 재판을 지연하려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최근 7년간 형사사건에서 재판부 제척·기피·회피 신청이 인용된 건수는 6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법조계에선 재판부 기피가 재판 지연 목적으로 남용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인용률이 지나치게 저조해 재판의 공정성 제고라는 제도 본연의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5일 대법원 법원행정처와 사법연감 등에 따르면 전국 지방법원의 형사사건에서 재판부 제척·기피·회피 신청 접수 건수는 2019년 287건에서 2025년 416건으로 44.9% 증가했다. 이 중 법원이 신청을 받아들인 인용 건수(인용률)는 6건에 불과했다. 2019년 0건(0%), 2020년 5건(1.95%), 2021년 0건(0%), 2022년 1건(0.37%), 2023년 0건(0%), 2024년 0건(0%), 지난해 0건(0%) 등이다.

기피 신청이란 법관에게 제척 사유가 있거나 불공평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는 때 검사 또는 피고인이 해당 법관을 재판 절차에서 배제할 것을 신청하는 제도다. 기피 신청에 대한 재판은 기피당한 법관이 소속한 법원의 합의부가 맡으며, 그동안 소송은 중지된다. 다만 소송 지연 목적의 기피 신청이 명백해보일 땐 신청을 받은 법원 또는 법관이 직접 간이기각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이처럼 인용률이 저조한데도 신청 건수가 증가하는 배경에는 재판 지연 목적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기피 신청이 접수되면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본안 소송 절차가 멈추는 점이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전 장관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증거인멸교사 혐의 사건 재판의 경우 기소 직후 김 전 장관 측이 재판부 기피 신청과 관할 이전 신청 등을 제기하며 공판이 지연됐다. 내란 특별검사팀(특검 조은석)의 첫 기소였던 이 사건은 기소 5개월 만에야 심리가 시작됐고, 1심 판단은 11개월 만에 나왔다.

윤 전 대통령은 재판부의 법관 기피 신청 기각 결정 후 21일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항소심 공판에 불출석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이 기피 신청 기각에 대한 재항고 의사를 내비치며 항소심 재판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재판부 기피 신청의 저조한 인용률을 두고 현행 제도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중앙법학회가 2016년 발간한 ‘법관 기피제도의 현황과 전망’ 논문에 따르면 “기피 신청을 당한 법관이 기피 신청에 대한 재판을 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며 “기피 신청 인용 건수의 사례를 보더라도 공정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짚었다. 이어 “소속 법원이나 다른 법원의 법관이 기피 신청에 대한 재판을 한다는 것은 동료 법관에 대한 재판이므로 자연히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다만 판사 수가 적은 소규모 법원의 경우 동일한 쟁점을 다룬다는 이유로 기피 신청이 폭넓게 받아들여진다면 재판 진행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실무적 한계도 거론된다. 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재판부 기피 신청 허가에 대한 범위를 너무 넓혀버리면 판사 재량의 영역을 침범할 수 있다”며 “법원 내에서 ‘이럴 때는 기피해도 된다’는 내부적인 규정이나 합의가 형성된다면 법관들 입장에선 판단하기가 더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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