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냉장고 앞에서 음료를 고르는 시간이 길어졌다. 예전 같으면 달고 진한 맛을 먼저 봤지만, 이제는 뒷면의 당류와 열량, 카페인 표시까지 확인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
식품업계가 이런 흐름에 맞춰 카페인과 당류 부담을 낮추고 식이섬유, 식물성 원료를 앞세운 음료와 디저트형 메뉴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25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발표한 ‘2025년 식품소비행태조사’에 따르면 건강식품을 섭취하는 가구 비중은 2017년 70% 미만에서 2025년 약 85%까지 높아졌다. 온라인 식품 구입 확대와 함께 간편식뿐 아니라 건강식품, 친환경식품 이용도 늘어나는 흐름이다.
맛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몸에 덜 부담스러운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지자, 식품업계도 ‘가볍게 즐기는 건강함’을 제품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매일유업의 커피 브랜드 바리스타룰스는 무카페인 액상음료 ‘바리스타룰스 오르조 블랙’을 출시했다.
최근 디카페인 수요가 늘고 있지만, 디카페인 제품에도 소량의 카페인이 남을 수 있다는 점을 신경 쓰는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이다.
오르조는 이탈리아어로 보리를 뜻한다. 커피 원두 대신 보리 등을 볶아 만든 커피 대체 음료를 가리킬 때도 쓰인다.
신제품은 유럽산 보리와 치커리, 호밀, 맥아 등 식물성 원료를 사용했다. 다크 로스팅 방식으로 고소한 풍미와 묵직한 바디감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350mL 제품 기준 열량은 15㎉, 당류는 0.7g이다. 카페인이 없어 늦은 오후나 저녁에도 부담을 줄이고 마실 수 있다.
동원F&B는 식이섬유를 강화한 기능성 발효유 ‘덴마크 드링킹 요구르트 액티브’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누적 판매량 10억개를 돌파한 ‘덴마크 드링킹 요구르트’의 기능성을 강화한 제품이다.
210mL 한 병에 식이섬유 9g을 담았다. 하루 섭취 권장량 25g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당류 함량도 낮췄다. 동원F&B는 농후발효유 평균 당류 함량보다 30% 이상 낮게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지방은 넣지 않았다.
장 건강을 고려한 멀티바이오틱스 설계도 적용했다. 유당을 제거한 락토프리 공법을 사용해 유당 섭취가 부담스러운 소비자도 마실 수 있도록 했다.
제품은 딸기맛과 베리믹스맛 2종으로 출시됐다.
풀무원의 푸드서비스 기업 풀무원푸드앤컬처는 식물성 외식 브랜드 ‘플랜튜드’를 통해 여름 신메뉴 4종을 내놨다.
메뉴는 서리태 콩국수, 참나물 두부가라아게 메밀면, 산들 마라향 비빔면과 튀긴 전병, 여름향기 비빔밥이다.
모두 순식물성 재료를 사용했다. 여름철에 어울리는 청량감과 산뜻한 맛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서리태 콩국수는 특등급 국산 서리태 콩물로 만들었다. 참나물 두부가라아게 메밀면에는 참나물, 오이, 양파, 로메인 등 채소를 담았다.
산들 마라향 비빔면은 양배추, 오이, 배, 양파에 마라 소스를 곁들였다. 여름향기 비빔밥은 미나리, 백년초묵, 자색고구마로 색을 낸 두부 크럼블을 더했다.
웅진식품은 유자 음료 ‘내사랑 유자C 스파클링’을 출시했다.
2003년 처음 선보인 ‘내사랑 유자C’를 여름철 탄산 음료로 재해석한 제품이다. 국내산 유자 과즙을 사용해 상큼한 맛을 살렸고, 탄산감을 더했다.
비타민C 100㎎도 담았다. 하루 권장량 수준이다. 제품은 제로 슈거·제로 칼로리로 설계됐다. 용량은 350mL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건강을 이유로 맛을 포기하던 소비 방식은 이미 지나갔다”며 “최근에는 카페인, 당류, 열량, 원료를 따져보면서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제품을 찾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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