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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만으론 부족하다…압구정5구역 수주전, 집 안 설계가 ‘승부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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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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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압구정 재건축 수주전에서 오가는 질문이 달라졌다. 예전 같으면 브랜드와 외관, 공사비가 먼저 거론됐지만, 압구정5구역에서는 집 안으로 들어가는 질문이 더 자주 나온다. 

 

DL이앤씨 제공
DL이앤씨 제공

“우리 집에서 한강이 얼마나 보이느냐”, “천장은 얼마나 높으냐”, “같은 면적이라도 실제로 쓸 수 있는 공간이 얼마나 되느냐”는 문제다.

 

압구정5구역은 서울시 자료 기준 강남구 압구정동 490 일대, 구역면적 7만8987㎡ 규모의 재건축 사업지다. 서울시는 이 구역을 공동주택 1540세대 내외로 계획하고, 한강변 수변 거점과 보행축, 공원 등을 함께 조성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강남구청도 지난해 10월 ‘압구정특별계획구역5 재건축정비구역 및 정비계획 변경 결정 고시’를 게시했다.

 

압구정5구역이 단순한 고급 아파트 경쟁으로만 읽히지 않는 이유다. 한강변 입지에 새 아파트를 짓는 일을 넘어, 향후 압구정 일대 주거지의 기준을 어떻게 다시 세울지가 걸린 사업이 됐다.

 

압구정은 입지 설명이 길게 필요 없는 지역이다. 그만큼 시공사 입장에서는 브랜드 이름만으로 차이를 만들기 어렵다. 조합원이 보는 기준도 예전보다 훨씬 세밀해졌다. 단지 이름보다 내 집의 조망, 동 배치, 층고, 서비스 면적, 향후 매매시장에서의 희소성이 더 직접적인 판단 기준이 됐다.

 

DL이앤씨가 압구정5구역에 제안한 ‘아크로 압구정’도 이 지점에 초점을 맞췄다. “좋은 집”이라는 말만으로는 조합원을 설득하기 어렵다. 한강 조망을 얼마나 넓게 배분할지, 고급 주거의 상징 요소를 특정 세대에만 둘지, 아니면 단지 전반으로 확장할지가 수주전의 핵심 쟁점으로 올라왔다.

 

초고가 재건축 시장에서 설계는 더 이상 장식이 아니다. 입주 뒤에는 생활 만족도가 되고, 거래 시장에서는 비교 기준이 된다. 같은 압구정 안에서도 창밖 풍경과 실내 개방감, 실제 사용 공간에 따라 집의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압구정5구역에서 가장 민감한 변수는 한강 조망이다. 같은 압구정, 같은 단지 안에서도 한강이 보이는지에 따라 선호도는 달라진다. 고급 주거 시장에서 조망은 단순한 경관이 아니라 가격을 가르는 조건으로 작용한다.

 

DL이앤씨는 조합원 세대의 S급 이상 한강 조망을 104% 충족하고, 한강변 1열에 조합원 세대를 100% 배치하는 설계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3면 개방 이상 세대는 955세대, 조합원의 107%에 해당하는 세대는 2개실 이상에서 최대 9개실까지 한강 조망이 가능하도록 계획했다는 설명도 내놨다.

 

한강 조망을 몇몇 대형 세대의 상징 상품으로 남겨두는 대신, 조합원 다수가 체감할 수 있는 가치로 넓히겠다는 접근이다. 압구정이라는 이름에 한강 조망이 붙을 때 상품성이 더 분명해진다고 본 셈이다.

 

최근 고급 주거 시장에서 자주 거론되는 단어는 ‘공간감’이다. 같은 전용면적이라도 천장이 낮고 창이 좁으면 답답하게 느껴진다. 반대로 층고가 높고 창이 크게 열리면 실제 면적보다 집이 넓게 받아들여진다.

 

DL이앤씨는 243세대에 최고 6.6m 높이의 층고 특화를 적용하겠다고 제안했다. 층고가 높아지면 단순히 거실이 넓어 보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창호 면적, 채광, 조망 범위, 실내 개방감이 함께 달라진다. 초고가 단지에서는 이런 차이가 입주 뒤 만족도와 매매시장 평가에 함께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실사용 면적 확대도 같은 맥락이다. DL이앤씨는 세대별 실사용 면적을 합산 기준 총 1535평 늘리는 설계를 제안했다. 전용면적 숫자가 같아도 실제로 쓸 수 있는 공간, 수납, 동선, 창의 방향에 따라 집의 느낌은 달라진다. 조합원 입장에서는 분양 책자에 적힌 면적보다 매일 체감하는 공간이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

 

압구정5구역은 이미 입지만으로 주목받는 사업지다. 하지만 앞으로의 초고가 재건축 시장에서는 입지만으로 모든 설명이 끝나지 않는다. 같은 한강변, 같은 강남권 안에서도 조망 배치와 층고, 테라스, 세대별 희소성에 따라 단지 평가는 갈릴 수 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압구정 같은 사업지는 입지 가치가 워낙 크기 때문에 작은 설계 차이도 가격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조합원 입장에서는 제안된 조망, 면적, 공사 기간, 금융 조건이 실제 계약과 최종 설계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끝까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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