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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난리야”… 제주도민, 비행기표 없어 상급종합병원 진료·생업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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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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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항공권 하루 5500석 사라져…대형항공사 결합 운항편 감소·기종 소형화
4월 탑승률 95.7% 채워도 여객 수 감소
제주관광협회 “도민 이동권, 지역경제 위협”…대국민 서명운동
해외 섬 지역은 ‘공익 노선’ 지정 보호

제주도민 A씨는 “병세가 악화한 아버지를 모시고 서울 상급종합병원에 가려고 제주~김포 노선 항공권을 검색했는데 표가 없다. 이게 무슨 난리인지 모르겠다. 환자를 모시고 배를 타고 갈 수는 없지 않느냐”며 한숨을 쉬었다.

 

단순히 비행기 표를 구하기 어려워진 수준을 넘어, 섬이라는 지리적 한계 속에서 병원 진료나 생업, 가족·친지 방문을 위해 뭍을 오가야 하는 도민들의 발이 묶이고 있다.

제주국제공항 전경.
제주국제공항 전경.

제주 항공노선의 공급석 감소 문제가 가시화되면서 도민 이동권 제한과 지역 경제 위축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지역 관광업계가 전국민 공감대 형성을 위한 서명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22일 한국공항공사의 항공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제주를 기점으로 한 국내선 항공편은 지난해 대비 5.3%(680편)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급석은 6.8%(16만5689석) 줄었다. 하루 5500석이 넘는 항공권이 사라진 셈이다.

 

이에 4월 제주 노선의 국내선 탑승률은 95.7%에 달했지만, 여객 수는 오히려 감소한 결과를 낳았다. 특히 제주~김포 노선의 경우 항공편은 6.4%(427편), 여객 수는 5%(6만1714명) 줄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감소폭은 더 크다. 2024년 4월 제주 국내선 항공편은 1만3268편, 여객 수는 237만44명으로, 올해 1006편(7.6%), 18만868명(7.6%) 감소했다. 하루 약 34편의 항공편이 없어진 셈이다.

제주 항공 좌석 부족 해소 및 접근성 개선을 위한 서명운동. 제주도관광협회 제공
제주 항공 좌석 부족 해소 및 접근성 개선을 위한 서명운동. 제주도관광협회 제공

이달 들어서도 제주 노선의 공급석 감소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주간(1~14일) 제주 국내선은 전년 동기 대비 항공편 3.4%(212편), 여객 수 7.8%(8만751명)씩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에 도민들은 ‘비행기가 없어 서울에 있는 병원을 못 간다’, ‘섬에 갇혔다’ 등의 탄식을 내뱉고 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과정에서 제주노선 운항 슬롯(공항이 1시간당 처리할 수 있는 항공기 이착륙 횟수)이 저비용항공사(LCC)로 재분배됨에 따라 공급 좌석 부족 사태가 심화하고 있다.

 

하계 스케줄부터 조정된 제주~김포 항공노선의 슬롯 재분배 문제를 요인으로 꼽고 있다. 대한항공은 제주∼김포 노선에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하루 1000석 줄었다.

 

당시 국토교통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독과점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저비용항공사(LCC) 비중을 높였다. 그러나 LCC는 소형 항공기를 중심으로 운항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공급석이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제주관광협회는 “평균 탑승률이 사실상 만석 수준을 기록하는 등 현장에서 체감하는 실제 공급석은 크게 감소했다”며 “섬 지역 특성상 항공은 육지와 연결되는 중요한 교통수단인 만큼 제주도민들은 병원 진료, 생업, 가족 방문 등 기본적인 이동권조차 위협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유류할증료 인상과 맞물리며 제주 지역경제 전반의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어 실질적인 항공 수송력 회복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제주국제공항 전경.
제주국제공항 전경.

◆“강력한 항공 접근성 보장 정책 시행해야”

 

제주관광협회는 대국민 공감대를 형성하고 제도 개선을 위해 ‘제주 노선 항공 좌석 부족 문제 해소 및 접근성 개선을 위한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건의사항은 △항공 운항 편수의 조속한 회복과 확대 △항공기 대형화를 통한 좌석 공급 확대 △성수기 등 수요 집중 시기 슬롯 운영의 탄력적 적용 △접근성 개선을 위한 제도적 지원 강화 등이다.

 

제주와 유사하게 지리적 고립성과 섬이라는 한계를 지닌 해외 선진 관광 도시들은 이미 정부 차원에서 강력한 항공 접근성 보장 정책을 시행 중이다. 일본 정부의 경우 본토와 오키나와 및 인근 낙도를 잇는 항공 노선 중 주민 생활에 필수적인 노선을 ‘공익노선(영업보상노선)’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항공사의 수익성 저하나 기종 변경으로 공급 좌석수가 급감할 경우, 정부 예산으로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유류비를 전액 지원해 최소 좌석 수 규모를 법적으로 강제 보장한다.

 

미국 역시 하와이주와 본토를 연결하는 노선에 대해 ‘필수항공서비스(EAS, Essential Air Service)’ 제도를 적용, 연방정부 차원에서 항공사에 보조금을 지급해 주민들의 이동권을 제도적으로 방어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항공사 결합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이 같은 해외 선진 선례를 조속히 벤치마킹해 ‘제주 노선 탄력적 슬롯 보장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 이유다.

 

강동훈 제주도관광협회 회장은 “항공 슬롯을 재분배하는 행정적 과정에서 제주의 독특한 환경과 공급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구조적 모순이 발생했다”며 “안정적인 항공 좌석 공급 정책을 뿌리내리기 위해 이번 서명 운동이 결정적인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서명운동 동참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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