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동조합의 총파업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의사단체마저 공개적으로 파업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전날 한 주요일간지 신문에 ‘삼성전자 파업은 대한민국 경제와 국민의 삶을 볼모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광고로 싣고 “삼성전자 총파업 추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해당 글을 통해 “노동자의 권리와 정당한 보상 요구는 존중돼야 한다”면서도 “권리 행사는 국민경제에 미칠 영향, 기업의 장기 경쟁력, 청년 일자리, 국가 산업안보까지 고려하는 책임 있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삼성전자는 단순한 사기업 하나가 아니다”며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 수출, 세수, 협력업체, 청년 일자리, 국가 신용도와 직결된 핵심 기간기업이다. 반도체 경쟁은 국가 간 생존 경쟁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생산과 연구개발이 멈추는 파업은 한 기업의 노사 갈등을 넘어 대한민국 경제 전체와 국민의 미래에 중대한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현택 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우리나라가 현재 겉으로는 경제가 좋아 보이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산업을 제외하고는 다른 경제 분야는 힘든 상황”이라며 “진료 현장에서도 경제가 어려운 걸 피부로 느끼고 있다. 전체 국가적 관점에서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이 과연 정의인가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광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임 회장은 지난 2024년 5월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으로 취임해 직을 맡은 바 있다. 당시 의대 정원 확대로 촉발된 ‘의∙정 갈등’ 상황에서 의료계를 이끌었다.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현장을 떠나며 의료 대란이 벌어졌다. 그러나 임 회장은 리더십 논란 속에 같은 해 11월 취임 6개월 만에 탄핵당해 직을 내려놔야 했다. 올해 2월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에 당선돼 의료계 활동 전면에 다시 나서고 있다.
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수가 등 의료 정책 관련 주요 의사 결정을 하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 노동계가 참가하는 것을 두고 “노동계는 의료계에 국민 부담과 재정 건전성을 이유로 희생을 요구하면서 노동 현안에서는 무제한적 투쟁 논리를 적용하는 이중잣대를 버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체는 “소아청소년과 의사에게는 ‘필수의료니까 희생하라’고 말하면서, 반도체 산업 현장에서는 ‘성과를 더 배분하라’며 생산 차질과 국가 경제 부담까지 감수하겠다는 태도는 국민이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임 회장은 “건정심 회의에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관계자 등 노동계도 참여한다. 노란봉투법 취지는 계약당사자인 원청 기업이나 정부가 하청과 직접 대화하는 것인데, 동일한 논리가 의료계에는 해당 안 된다”며 “삼성전자의 압도적인 실적이 물론 노조 직원들이 열심히 일한 몫도 있겠으나, 그렇다고 성과를 다 가져간다는 건 대다수 국민이 옳다고 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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