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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벌면 853만원, 혼자 벌면 423만원”…벌어진 소득 격차 처음 2배 넘었다 [숫자 뒤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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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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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비맞벌이 가구 소득 격차, 사상 첫 2배 넘었다
서울 어린이집 4년 새 1039곳 줄어…돌봄 선택지 축소
생계비 비중 41.9%…한 사람 소득 가구 더 빠듯해졌다

“둘이 벌면 853만원, 맞벌이가 아니면 423만원이네요.”

 

맞벌이 가구와 비맞벌이 가구의 월평균 소득 격차가 처음으로 2배를 넘어선 가운데, 필수 생계비 부담은 소득이 낮은 가구에 더 무겁게 남고 있다. 게티이미지
맞벌이 가구와 비맞벌이 가구의 월평균 소득 격차가 처음으로 2배를 넘어선 가운데, 필수 생계비 부담은 소득이 낮은 가구에 더 무겁게 남고 있다. 게티이미지

저녁 마트에서 우유 한 팩, 달걀 한 판 앞에 서서 가격표를 다시 보는 일이 잦아졌다. 아이 먹을 과자 몇 개만 더 담아도 계산대 금액은 금방 5만원 가까이 찍힌다. 혼자 버는 돈으로 생활비를 맞춰야 하는 집에서는 장바구니에 물건 하나 담는 것도 전보다 오래 고민하게 된다.

 

20일 국가데이터처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5년 4분기 맞벌이 가구의 월평균 명목소득은 853만2345원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면 외벌이와 무직 가구 등이 포함된 비맞벌이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22만9347원이었다. 맞벌이 가구 소득이 비맞벌이 가구의 2.02배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2배를 넘어섰다.

 

격차는 단순히 “둘이 버느냐, 한 사람이 버느냐”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비맞벌이 가구의 소득 증가 속도는 같은 기간 물가 상승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다. 장바구니 앞에서 먼저 느껴지는 부담이 숫자로도 드러난 셈이다.

 

◆‘두 번째 소득’ 앞에 놓인 돌봄 문제

 

가구가 추가 소득을 만들려면 먼저 시간이 필요하다. 아이를 맡길 곳이 안정적으로 있어야 구직도, 복직도 가능하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상반기 지역별고용조사에 따르면 15~54세 기혼여성 중 경력단절여성은 110만5000명이다. 일을 그만둔 이유로는 육아가 44.3%로 가장 많았다. 결혼 24.2%, 임신·출산 22.1%가 뒤를 이었다.

 

소득 격차 뒤에는 ‘돌봄 문제’가 있다. 다시 일하고 싶어도 등원 시간과 하원 시간, 집과 직장의 거리, 방학 돌봄 일정이 맞지 않으면 일자리는 선택지가 아닌 부담이 된다.

 

서울시 보육통계에 따르면 서울 지역 어린이집 수는 2021년 5049곳에서 2025년 4010곳으로 줄었다. 4년 사이 1039곳이 사라진 셈이다.

 

아이 수 감소 영향도 있다. 그렇다고 부모가 느끼는 돌봄 부담까지 함께 줄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가까운 곳, 출근 시간에 맞는 곳, 오래 맡길 수 있는 곳은 여전히 부족하다. 숫자는 줄었지만, 부모들이 실제로 찾는 자리는 더 좁아졌다.

 

◆벌이는 더디고 생계비는 남는다

 

가계 부담은 고정 지출에서 먼저 드러난다. 식료품비와 주거·수도·광열비, 교통비, 외식비처럼 줄이기 어려운 지출은 소득이 낮은 가구일수록 더 크게 남는다.

 

2025년 4분기 비맞벌이 가구의 가처분소득 대비 필수 생계비 비율은 41.9%로 집계됐다. 맞벌이 가구의 같은 비율은 32.1%였다.

 

우유값도, 난방비도, 교통비도 숫자는 같지만 받아들이는 부담은 집마다 다르다. 맞벌이 가구는 생활비를 내고도 숨 돌릴 여유가 남는 경우가 있지만, 한 사람 소득에 기대는 집은 꼭 써야 하는 돈부터 빠듯하게 채워진다.

 

여윳돈에서도 차이가 벌어졌다. 비맞벌이 가구의 흑자액은 86만527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 줄었다. 반면 맞벌이 가구의 흑자액은 259만2231원으로 9.8% 늘었다.

 

한쪽은 월급이 오른 만큼 저축이나 여가에 돈을 돌릴 여유가 생겼다. 반면 다른 한쪽은 공과금과 식비, 교육비를 내고 나면 통장에 남는 돈이 눈에 띄게 줄었다. 소득 격차는 숫자로만 벌어지지 않는다. 마트 계산대와 카드값, 아이 학원비가 빠져나가는 날마다 차이가 더 선명해진다.

 

◆다시 일해도 낮아지는 임금

 

돌봄 공백을 넘어 일터로 돌아가도 이전의 임금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 경력단절 이후 재취업 일자리는 더 불안정하고 임금도 낮아지는 경우가 많다.

 

민주노동연구원의 ‘고용률 너머의 불평등: 경력단절 여성의 고용 질적 격차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남성 정규직 임금을 100으로 봤을 때 경력단절이 없는 여성 정규직 임금은 78.1% 수준이었다.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 정규직은 65.3%로 더 낮았다.

 

서울 지역 어린이집 수가 2021년 5049곳에서 2025년 4010곳으로 줄면서, 맞벌이를 원하는 가정의 돌봄 선택지도 함께 좁아지고 있다. 게티이미지
서울 지역 어린이집 수가 2021년 5049곳에서 2025년 4010곳으로 줄면서, 맞벌이를 원하는 가정의 돌봄 선택지도 함께 좁아지고 있다. 게티이미지

비정규직으로 가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경력단절 경험 여성 비정규직 임금은 남성 정규직의 42.5% 수준에 그쳤다. 다시 일한다고 해서 곧바로 가계의 두 번째 축이 세워지는 것은 아닌 셈이다.

 

결국 비맞벌이 가구의 부담은 개인의 선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맞벌이를 하고 싶어도 아이를 맡길 곳이 충분하지 않다. 어렵게 복귀해도 낮은 임금과 불안정한 일자리가 기다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가구 소득 격차를 줄이려면 단순히 취업을 독려하는 수준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어린이집과 방과 후 돌봄, 재취업 일자리의 질이 함께 개선돼야 두 번째 소득이 실제 생활을 버티는 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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