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성군 탄생지 표지석 하나 달랑 더는 방치는 안 돼”
“정부나 서울시가 단순 생가복원 넘어 국가상징공간 조성해야”
탄생지 통인동 ‘119-1번지’가 아니라 ‘89-7번지’인지도 밝혀야
오는 15일 세종대왕 탄신 629돌을 앞두고 세종대왕 연구자들과 시민단체들이 “세종대왕 탄생지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국가 차원의 역사문화공간 조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현재 서울 종로구 통인동 골목길에 작은 표지석 하나만 남아 있는 세종대왕 탄생지를 단순한 유적이 아닌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문화 전략을 상징하는 ‘국가상징공간’으로 재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1일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강당에서 열리는 ‘종로와 세종의 꿈 제2회 세미나’에서는 세종대왕 탄생지 복원과 국가상징공간 조성 방안이 집중 논의된다. 이번 세미나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주최하고 세종대왕생가복원을실천하는사람들이 주관한다.
현재 세종대왕 탄생지 표지석은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인근 통인시장 방향 골목길, 통인동 한 안경점 앞 도로변에 설치돼 있다. 표지석에는 단 한 줄, ‘세종대왕 나신 곳’이라는 문구만 적혀 있다. 세계적으로 가장 위대한 문자를 창제한 세종대왕의 탄생지라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초라한 현실이라는 지적이 잇따라 당국의 적극적인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이번 세미나를 연다.
세미나 발표자로 나서는 최용기 박사(해외동포책보내기운동협의회 이사장)는 발표문에서 “세종대왕은 세계사적 인물이지만, 그의 탄생 공간은 여전히 ‘점’에 머물러 있다”며 “국가 상징이 공간으로 구현되지 못한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경복궁과 불과 몇 분 거리임에도 관광객 대부분이 그냥 지나친다”며 “길은 있지만 이야기가 없고, 장소는 있지만, 경험이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세종대왕 탄생지를 중심으로 경복궁 서촌-통인동-광화문을 연결하는 역사문화축 조성을 제안했다. 경복궁은 정치권력, 서촌은 생활과 문화, 통인동은 탄생, 광화문은 국가 상징이라는 의미를 부여해 서울을 단순한 ‘점 관광 도시’가 아니라 ‘이야기를 걷는 도시’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발표자들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역할 확대 필요성도 강조했다. 탄생지를 ‘기원의 공간’, 박물관을 ‘해석의 공간’으로 연결해 전시·교육·연구·디지털 콘텐츠 제작 기능을 결합한 역사 플랫폼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역사박물관이 단순 보존기관을 넘어 현재와 미래의 문화 전략을 설계하는 ‘국가 기억 생산 플랫폼’으로 기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세미나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세종대왕의 정확한 탄생지 위치에 대한 새로운 주장이다. 세종대왕생가복원을실천하는사람들 이종천 상임대표는 ‘준수방과 세종대왕 나신 곳을 고증하다’라는 발표에서 “현재 표지석이 설치된 통인동 119-1이 아니라, 약 100m 떨어진 통인동 89-7이 실제 세종대왕 생가터임을 확인했다”고 밝힐 예정이다.
그는 풍수지리적 분석과 함께 고지도 10점, 태조실록, 조선총독부 토지조사부, 지적원도, 1921년 수정측도 항공촬영사진 등 약 25점의 사료를 대조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 상임대표는 “정부와 관계 당국이 공식 고증 절차를 거쳐 제대로 된 복원사업에 나서야 한다”며 “만약 당국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범시민운동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세종대왕 생가터를 제대로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미나를 주관한 세종대왕생가복원을실천하는사람들 서종환 이사장은 “우리는 세종대왕을 민족의 상징적 위인으로 떠받들면서도 정작 그분이 태어난 공간에는 너무 무관심했다”며 “세종대왕 탄생지 복원은 단순한 문화재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정체성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종대왕 탄생지는 세계인이 찾는 ‘한글의 시작점’이 되어야 한다”며 서울특별시와 종로구, 그리고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했다.
이종천 상임대표 역시 “세종대왕의 애민 정신과 한글 창제는 단순한 과거 유산이 아니라 오늘날 대한민국 문화 경쟁력의 뿌리”라며 “탄생지를 더 이상 ‘표지석의 역사’로 남겨두지 말고 대한민국의 품격과 미래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특임공관장](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5/11/128/20260511517972.jpg
)
![[김기동칼럼] ‘1가구 1주택’이라는 미몽(迷夢)](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5/11/128/20260511517962.jpg
)
![[기자가만난세상] ‘메이드 인 차이나’의 변신](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5/11/128/20260511517956.jpg
)
![[박현모의 한국인 탈무드] 서희 협상 뒤에 국왕 성종이 있었다](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5/11/128/20260511517456.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