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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의 장발장’에 처벌 대신 도움 택한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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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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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병 앓는 남편 간식 주고싶어서”
단팥빵 5개 훔친 기초수급 80대
감경 조치 이어 행정적 지원 연결

“남편이 좋아하는 단팥빵을 꼭 한번 먹이고 싶었습니다.”

지난달 2일 경기 고양시의 한 빵집에서 단팥빵 5개를 훔치다 붙잡힌 80대 할머니 A씨의 진술은 조사관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A씨는 지병을 앓는 남편을 20년 넘게 홀로 돌봐온 ‘노노(老老) 간병’의 당사자였다. 극심한 생활고 속에서도 남편이 평소 좋아하던 간식 하나 챙겨주지 못했다는 미안함이 할머니의 손을 떨게 만든 것이다.

경기 고양경찰서. 뉴시스
경기 고양경찰서. 뉴시스

고양경찰서는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고 ‘차가운’ 법의 잣대 대신 온정의 손길을 택했다. 사건을 경미범죄 심사위원회에 회부해 감경 조처하고 즉결심판으로 넘기는 한편, A씨가 실질적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발 벗고 나섰다.

경찰은 관할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할머니 부부가 긴급생계비와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행정적 연결고리가 됐다. 처벌보다 시급한 건 벼랑 끝에 몰린 한 노부부의 삶을 지탱해 주는 일이라는 판단 덕분이다.

결국 빵 5개의 무게보다 무거웠던 아내의 사랑, 그리고 그 가치를 알아본 경찰의 배려가 우리 사회의 온기를 한층 높였다는 평가를 들었다.

경찰 관계자는 “원칙적 대응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약자의 위기를 외면하지 않는 것 또한 공권력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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