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미흡해 유죄판결에도 여전
서비스 종결은 아동 상황에 맞게
본지가 탐사기획 ‘사각의 사각’을 통해 가정에서 방임 피해에 시달려온 청소년의 실태를 조명한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취재팀이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유죄가 확정된 12~17세 대상 방임 사건의 1심 판결문 47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 강박증 등으로 ‘쓰레기집’에 자녀를 방치한 사례가 18건에 달했다.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거나 장기 무단결석이나 자퇴를 해도 적절한 조치를 강구하지 않은 사건도 15건이었다. 한 청소년은 어머니가 연락 두절인 상황에서 양육자인 아버지는 8년째 주말 하루만 잠깐 집에 들르는 ‘어른의 부재’ 속에 놓여 있었다. 이런 부모가 법정에서는 “초등학교만 졸업하면 혼자 생활할 수 있다” “부모 역할을 다했다”고 항변했다. 우리 사회의 어두운 그늘이다.
그렇다고 방임 문제를 부모 탓으로만 돌릴 순 없다. 방임 혐의가 인정된 부모에 대한 법원의 감경 사유를 살펴보니 이혼 17건, 홀로 양육 12건, 경제적 어려움 11건, 장애 7건, 우울증 5건 등이었다. 이런 부모는 유죄판결 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본지 취재팀이 전국 주요 도시의 청소년 방임 발생 가정 21곳을 직접 살펴봤더니 당국의 사후관리가 미흡한 탓에 방임 환경이 개선되지 않고 있었다. 방임 유죄판결 외에도 아동학대로 처벌받은 전력 2회, 보호처분을 받은 전력이 4회인 부모도 있었다.
방임 가정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쌀이나 생활용품 등 경제구호에 그치는 실정이다. 방임을 막기 위해서는 사후 상담을 통해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사후 상담을 받는 이는 소수에 불과했다. 현행 제도하에서는 부모에 대한 교육을 강제할 수도 없다고 한다. 방임 가정을 정상화하기 위한 사후관리에 정책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을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방임 가정의 취약아동을 대상으로 한 정부 복지 서비스도 개선이 시급하다. 보건복지부의 맞춤형 통합 서비스(사례관리) 사업인 ‘드림스타트’는 만 12세가 넘으면 대상에서 제외된다. 한 해 평균 6000명이 서비스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이후 관리 부처인 성평등가족부로 제대로 연계되지 않아 취약아동들이 각자도생의 길로 내몰리는 실정이다. 자녀 양육과 사회적 돌봄의 사각지대인 방임 가정의 피해 청소년을 더 깊은 ‘사각’ 지대로 밀어넣고 있는 셈이다. 연령 대신 아동의 상황 호전이나 복지목표 달성을 종결 시점 기준으로 삼는 유연성을 발휘하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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