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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상장공기업에도 ‘3%룰’ 적용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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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개정 상법은 기업의 지배구조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개정 법률은 상장공기업의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의 의결권 제한에 관한 ‘3% 룰’을 강화하고 있다.

 

그 입법 의도는 지배주주의 입맛에 맞는 인사를 선임해 내부적 감독기능을 무력하게 하는 것을 방지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취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한다. 그러나 사기업과는 그 기능과 본질, 그리고 태생적 구조를 달리하는 ‘상장공기업’에 대해 이러한 규정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신중하여야 한다.

정남철 숙명여자대학교 교수·전 한국에너지법학회 회장
정남철 숙명여자대학교 교수·전 한국에너지법학회 회장

공기업은 사적인 이윤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공공의 이익에도 이바지하여야 한다.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공기업의 특성에 비추어 소액주주의 이익만을 보호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공기업은 행정부의 감독뿐만 아니라 국회나 법원에 의한 통제도 받는다.

 

공기업은 지배주주가 정부이며, 인사 전횡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무엇보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으며, 임원의 선임 절차도 별도로 마련하고 있다. 상임감사의 선임 시에는 복수의 독립 위원회에서 후보자를 다각적으로 검증하는 절차를 거친다.

 

정부가 공기업의 지분 과반을 보유하며 그 지배구조도 법률로 규정하고 있다. 3% 룰을 상장공기업에 그대로 적용하면, 상장공기업은 광야에서 고립무원(孤立無援)의 상태가 된다. 소액주주의 이익만을 대변할 수 없는 공기업의 감사위원 선임에 대해 사기업과 동일하게 3% 룰을 적용하는 것은 지나친 규제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이러한 제도의 빈틈을 노리는 외국계 헤지펀드나 투기자본의 공세다. 상장공기업 중에는 정부가 최대주주이지만 민간자본이 결합된 공사합동기업의 형태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3% 룰’에 의해 최대주주인 정부의 의결권이 무력화되면 단기수익의 극대화라는 자신들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안건을 조직적으로 방해할 수도 있다. 외국계 투기자본이 결집하여 임원추천위원회를 거친 적격 후보자의 선임을 전략적으로 부결시킬 수도 있다. 이로 인한 경영 공백은 상장공기업의 의사결정 체계를 무너뜨리고 국정 수행에도 심각한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 에너지·교통 등 국가기반산업을 책임지는 공기업이 수익성만을 좇는 자본 논리에 휘둘리게 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제라도 제도적 재검토를 통해 3% 룰의 ‘예외’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 획일적인 규제가 능사는 아니다. 국가기반시설을 운영하는 공기업에 대한 감독은 ‘규제된 자율규제’의 방식이어야 한다. 전기·가스 등 생존 배려의 분야에서 사경제 분야의 자율규제를 보장하고, 국가는 특정한 목표를 향해 이를 조향(操向)하는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규제거버넌스의 방식은 국가의 일방적 규제가 아니라 사경제주체의 자율적 규제를 전제로 한다. 상장공기업에 대해서도 이러한 자율적 규제를 충분히 보장하여야 한다.

 

임원추천위원회와 같은 공적 감시체계를 통해서 투명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되 불합리한 규제는 과감히 폐지해야 한다. 7월에 시행되는 개정 상법이 규제거버넌스의 선진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형태와 목적에 맞지 않는 규제를 신속히 발굴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남철 숙명여자대학교 교수·전 한국에너지법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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