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도와달라 했지만…” 보이스피싱에 생계비 묶인 ‘장애아 엄마’의 비극

입력 : 수정 :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도와달라는 외침은 예산 부족이라는 벽에 가로막혔고, 남겨진 아이는 절망의 끝에 서야 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도와달라는 외침은 예산 부족이라는 벽에 가로막혔고, 남겨진 아이는 절망의 끝에 서야 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뇌 병변 장애를 앓는 4살 아들을 홀로 키우다 처지를 비관해 살해하려 한 30대 친모에게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벼랑 끝에 몰린 그녀를 향해 국가도, 사회도 손을 내밀지 않았던 정황이 재판 과정에서 드러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대구지법 형사12부(정한근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A(33)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이와 함께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 예방 강의 수강과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판결문에 담긴 A씨의 삶은 불운의 연속이었다. 지난해 배우자와 이혼한 뒤 뇌 병변 장애가 있는 아들을 전적으로 양육해온 그녀는, 일정한 직업 없이 월 120만원의 긴급생계지원금으로 근근이 삶을 지탱해왔다. 하지만 대출을 받으려다 제공한 계좌가 보이스피싱 범행에 이용되면서 유일한 생명줄이었던 계좌가 정지됐고, 지원금조차 사용할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에 놓였다.

 

A씨는 동사무소 등 국가기관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예산 부족 등으로 지원이 어렵다”는 차가운 거절뿐이었다. 결국 극심한 생활고와 우울증에 시달리던 그녀는 지난해 12월6일, “보육원에 맡기느니 함께 죽는 게 낫다”는 생각으로 잠든 아들의 목을 졸랐다.

 

비극을 멈춘 건 아들의 울음소리였다. 고통에 겨워 소리 지르며 우는 아이를 본 순간, A씨는 자신의 행동이 잘못됐음을 깨닫고 범행을 중단했다.

 

재판부는 “친모로서 피해자를 보호할 책임이 있음에도 범행을 저질러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이혼 후 홀로 장애아를 양육하던 중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 친부도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국가기관의 지원을 받지 못한 사정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현재 A씨와 아들은 분리 조치되어 보호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피니언

포토

나나 '상큼 발랄'
  • 나나 '상큼 발랄'
  • 서현 '화사한 꽃 미모'
  • [포토] 박하선 '벚꽃 미모'
  • 아이브 장원영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