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인지 아미/ 이준호/ 유월서가/ 1만8800원
정규군도 주력 부대도 아니었다. 그러나 전장의 주변부에서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이들이 있었다. ‘스트레인지 아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소수자 부대와 중립국 의용군, 비정규군 등 15개 ‘낯선 부대’의 활동을 통해 거대 전쟁사의 이면을 드러낸다. 전쟁의 승패를 가른 것은 거대한 군단만이 아니라, 이름조차 낯선 이들의 선택과 신념이었다는 점을 저자는 강조한다.
책은 다섯 개 부로 구성됐다. 1부는 ‘정규군보다 강했던 비정규군’을 조명한다. 프랑스 레지스탕스 ‘마키단’, 중국 전선에서 활약한 ‘플라잉 타이거스’, 폴란드 국내군은 조직과 장비에서 열세였지만 기동성과 창의적 전술로 전황을 흔들었다. 2부는 스페인 ‘블루 디비전’과 스웨덴 의용군의 사례를 통해 중립국의 선택이 낳은 복합적 정치성을 다룬다.
책의 중심은 3부다. 일본계 미국인 부대인 미 육군 442연대 ‘니세이’, 흑인 조종사로 구성된 터스키기 항공대, 소련 여성 저격부대는 ‘누가 싸울 자격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맞선 이들의 선택을 다룬다. 일본계 미국인이라는 이유로 수용소에 갇혔던 이들이 가장 위험한 전선에 투입돼 충성심을 증명하려 했던 역설, 남성 중심 전장에서 탁월한 저격 실력을 입증한 여성들의 존재는 전쟁의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종전까지 약 50만명의 소련 여성 군인이 복무했고, 이 중 2484명이 공식 저격수로 활동했다는 사실은 이러한 역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저자는 이를 ‘언더도그들의 분전’이라고 표현하며 전쟁 내부의 역동성을 강조한다.
전쟁 말기의 광기를 다룬 5부는 읽기 버거울 만큼 참혹하다. 히틀러 치하에서 조직된 무슬림 부대 ‘한트샤르’, 노인과 소년까지 동원된 나치 ‘국민돌격대’, 일본 자살특공대 ‘가미카제’는 전쟁이 인간을 어디까지 몰아붙였는지를 보여준다.
책은 승전국의 영광과 패전국의 상처 사이에 가려졌던 존재들을 소개하며, 전쟁을 보다 입체적 시선으로 재구성한다. 주변부에 있었으되 결코 주변적이지 않았던 이들의 이야기는, 거대한 역사가 개인과 소수의 선택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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