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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규칼럼] 영호남 1당 독식, 유권자 뜻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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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규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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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에서 불거진 전라도 비하 논란
공감 능력 부족과 지역주의 풍토 탓
거대 양당 적대적 공존 깰 제도 개혁
기득권 내놓고 보수가 주도해 보라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은 원내대표 시절 ‘인묵’(忍默)이란 글씨를 국회 본청 사무실 벽에 걸었다. 그 이유를 묻자 “참는 걸 못하면 말로 화를 내지 않나. 원내대표로 선출되자마자 화내지 말고 참자는 의미로 붙여 놨다”고 해서 오래 기억에 남았다. 그런 주 의원의 지역폄하 발언은 뜻밖이다. 대구시장 경선 후보로 나선 그는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자신을 경선에서 배제하려 하자 “호남 출신인 당신이 대구를 얼마나 만만하게 봤기에…”라며 반발했다고 한다. ‘인묵’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는 주 의원을 경선 대상에서 탈락시켰지만, 그건 이 위원장이 전남 곡성에서 태어났다는 사실과는 무관할 것이다.

김영환 충북지사의 경우는 더 당혹스럽다. 그는 충북지사 후보 경선에서 컷오프되자 “충북선거를 왜 지역 정서를 1도 모르는 전라도 출신 공관위원장이 좌지우지하는가”라면서 “전라도의 못된 버릇과 배신자의 최후를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전라도의 못된 버릇’이라니 무슨 뜻인가. 김 지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영입한 인사다. 친노무현·문재인 세력과 갈등하다 보수로 넘어갔다. 정치 소신에 따른 변신은 자유지만, 김대중 키즈의 호남 폄하는 정치 도의에 어긋나는 것이다.

조남규 논설실장
조남규 논설실장

개인의 인성 탓으로 돌릴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 근본은 영호남 지역주의의 문제이고, 지역주의에 매몰된 공감 능력 부족도 원인이다. 5·18은 김영삼 보수 정부에서 ‘민주항쟁’으로 정리됐는데도, 보수는 한동안 ‘민주항쟁’이란 명칭을 흔쾌히 수용하지 않았다. 지금도 극우 유튜버 공간에선 북한의 5·18 개입설이 ‘충격 폭로’라는 문패를 달고 돌아다닌다. ‘영남의 주류’라는 보수의 인식도 너무 지나쳐서 탈이다. 여권은 중도보수까지 포함한 ‘뉴이재명’을 늘려가고 있는데, 보수의 언사와 행동을 보면 호남과 중도는 안중에도 없다는 투다.

호남의 보수 정치는 고사 직전이다. 보수 일각에선 호남은 공들여봐야 소용없다는 말도 나온다. 1987년 민주화 이후 호남에서 당선된 보수 의원은 3명뿐이니 아주 틀린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1등만 당선되는 소선거구제 변수를 고려하면 적지 않은 숫자다. 한 지역구에서 두 명씩 뽑는 중선거구제일 때는 호남의 전 지역구에서 보수 당선자가 나왔다. 전두환정권인데도 그랬다. 따지고 보면 영호남 1당 독식 체제의 주범은 왜곡된 선거제도인 셈이다.

견제 없는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다. 특정 정당이 국회의원부터 단체장, 광역의회를 싹쓸이하는 현상은 누가 봐도 정상이 아니다. 적대적 공존 관계인 거대 양당만 그 판에서 권력을 누린다. 지방의회는 단체장의 거수기로 전락하기 일쑤다. 영호남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도 거대 양당이 지방의회를 나눠 먹는다. 최근 불거진 ‘돈봉투’ 공천 의혹이 민주당만의 문제일까. 노무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지지층의 반발을 무릅쓰면서 선거구제 개편을 전제로 한 ‘대연정’을 제안했지만, 보수는 거부했다. 아쉬운 대목이다.

국무총리 소속 사회대개혁위원회가 행정통합지역 광역의회에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고 비례대표를 확대하는 선거개혁안을 제안했다. 국회 정치개혁특위도 어제 공직선거법 및 지방선거 개편 소위를 열고 논의를 시작했다. 조국혁신당 등 진보 4당은 중대선거구제 도입과 비례대표제 확대를 요구하고 있지만, 거대 양당은 미온적이다. 국민의힘에게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보수가 호남의 보수정치를 복원하고 국민 통합에도 기여할 절호의 기회다. 이 개혁안이 전국 광역의회에 적용될 수 있도록 보수가 주도해 보라.

노파심에 덧붙이자면 보수 재건을 위해서는 6·3 지방선거 공천부터 극우 성향의 아스팔트 보수와는 깨끗이 결별해야 한다. 이 위원장은 민주화 이후 전남의 첫 지역구 보수 의원이다. 그가 2014년 7·30 보궐선거(전남 순천·곡성)에서 당선됐을 때 도하 언론은 1면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영호남 지역주의에 신물이 난 국민에게도 감동의 드라마였다. 지역주의에 맞서 싸웠던 이 위원장은 이번에 보수 재건의 씨앗이라도 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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