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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국토부 서기관 ‘공소기각’ 판결문서 “특검법 취지 부합 않는 수사, 적절 통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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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지 기자 h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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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특검, 수사대상 아니란 점 인지하고도 기소” 지적
“공정성·객관성 담보 취지에 부합 안 해” 별건 수사 제동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각종 의혹을 수사한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양평 의혹) 관련 뇌물 수수 혐의로 수사·기소한 김모 국토교통부 서기관에게 22일 법원이 공소기각을 선고했다. 특검법상 수사 대상인 양평 의혹과는 합리적 관련성이 없는 ‘별건’임에도 위법한 수사와 기소가 이뤄졌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특검법의 취지와 부합하지 않는 수사와 기소에 대해 적절한 통제가 필요하다”며 유·무죄를 판단하지 않은 채 공소를 기각했다. ‘집사게이트’ 등 별건 수사 논란이 일었던 다른 사건들의 재판부도 수사 절차를 문제 삼아 비슷한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검 “양평 의혹 수사하다 인지한 ‘관련 범죄’ 주장”

 

23일 본지가 입수한 34쪽 분량의 김씨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 판결문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조형우)는 김씨의 뇌물 혐의가 △양평 의혹과 시간적·인적·장소적 연관성도 없으며 △증거물을 공통으로 하는 범죄도 아니므로 애초에 특검의 수사대상이 아니었다고 봤다.

 

그러면서 특검에게 수사 및 기소권한이 없어 특검의 공소제기가 무효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327조상 공소기각 판결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재판 과정에서 특검팀은 김씨의 뇌물수수 혐의가 수사대상이 맞다고 주장해 왔다.

 

당초 특검팀은 김씨에게 양평 의혹 관련 업무상 배임 혐의를 적용해 김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다가 현금 500만원 다발을 발견했다. 이후 김씨가 특검 조사에서 “고속도로 사건의 변호사 비용 명목으로 500만원을 받았다”고 진술하며 비로소 뇌물 수수 혐의를 인지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압수한 김씨 휴대폰에서 양평 의혹 증거와 함께 나온 녹음파일도 김씨의 뇌물 혐의를 입증한다고 주장했다. 양평 의혹 증거와 증거물을 공통(휴대전화)으로 하는 ‘관련 범죄’라는 것이다.

 

특검법 2조 1항 16호에 따르면 양평 의혹 등 김건희씨 관련 사건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범죄행위’가 특검 수사대상이 될 수 있다. 특검법 2조 3항 2호는 이 ‘관련 범죄행위’에 김건희씨 관련 사건 중 ‘영장에 의해 확보한 증거물을 공통으로 하는 범죄’가 해당한다고 규정한다.

 

◆법원, ‘이명박 BBK’ 헌재 결정례 들어 특검 주장 배척

 

반면 재판부는 특검 수사 대상 기준을 “특정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법 목적과 ‘합리적 관련성’이 있는지에 따라” 엄격히 판단해야 한다며 김씨 뇌물 혐의는 수사대상이 아니라고 봤다. 그러면서 그 근거로 ‘이용호 게이트’ 특검법 관련 2002년 대법원 판례와 이명박 전 대통령 BBK 주가조작 특검법 관련 2008년 헌법재판소 결정례를 인용했다.

 

재판부는 김씨의 뇌물 수수 혐의가 양평 의혹 사건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범죄 행위는 맞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김씨의 범행 시기와 장소, 당시 김씨의 직무, 범행 관련 사업의 주체와 내용 등은 양평 의혹 사건과 별다른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인적 연관성도 없다고 꼬집었다. 재판부는 “양평 의혹 사건의 공동피의자들은 국토부 소속 공무원, 한국도로공사 직원, 양평고속도로 관련 용역업체 직원과 국토부 장관, 여주시 양평균 국회의원 등”이라며 이들은 김씨 공소사실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김씨만이 양평고속도로 사건과 이 사건 공소사실로 함께 입건돼 수사 받았던 것인데, 피고인이 범한 수개의 죄라는 사정만으로 당연히 관련성이 인정돼 특검 수사대상이 되는 범죄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단지 ‘1인이 범한 수죄’라는 사정만으로 특검의 수사대상이라 볼 경우 ‘특정 사건의 진상규명’이라는 특검법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범위까지도 수사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김씨 휴대전화가 ‘공통 증거물’도 아니라고 봤다. 재판부가 판결문에 첨부한 압수수색 영장 사본에 따르면 압수 대상은 ‘피고인이 사용·소지·소유·보관하는 휴대전화 등 모바일기기에 저장된 저장정보’였다. 이를 근거로 재판부는 김씨의 휴대전화 기기 자체는 영장에 따른 압수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특검, 수사 대상 제한한 개정 특검법 무시”

 

재판부는 수사 대상을 제한하기 위해 특검법이 개정됐음에도 특검이 이를 무시하고 수사를 했다고 질타했다. 지난해 9월26일 국회는 김건희 특검법을 개정하며 ‘관련 범죄행위’를 범인은닉죄, 영장에 의해 확보한 증거물을 공통으로 하는 범죄 등으로 한정하는 2조 3항을 신설했다.

 

재판부는 “특검은 2025년 8월22일경 김씨가 업자로부터 500만원을 받은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진술을 번복한 시점에 이르러서는 500만원과 이 사건 공소사실을 연관 짓기 어렵다는 사정이 충분히 드러났을 것으로 보인다”며 같은 해 9월 특검법 개정으로 김씨의 혐의가 특검 수사대상이 아니란 점이 더욱 명백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검은 수사대상이 아니란 사실을 인지한 시점에 수사를 중단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한 수사 및 기소 권한을 가지는 다른 기관으로 사건을 이전했어야 할 것임에도 수사를 계속 진행한 뒤 기소를 하기에 이르렀다”며 “이는 일반 수사 제도로 다루기 부적절한 사건에 대한 수사의 기소를 담당하게 함으로써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한다는 특검법 취지와 부합하지 않는 것이므로 그러한 수사와 기소에 대해선 적절한 통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대 특검 관련 첫 ‘공소기각’ 결정

 

특검팀은 판결문을 받은 뒤 공소기각에 불복해 항소할지 검토한다고 밝혔다. 만일 공소기각 판결이 확정될 경우, 다른 수사기관이 다시 김씨 뇌물 혐의 수사를 거쳐 공소 제기를 할 수 있다.

 

3대 특검 관련 사건에서 법원이 첫 공소기각 판결을 함에 따라 특검이 기소한 다른 사건 재판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예성 전 IMS 모빌리티 대표의 횡령 혐의 사건이 대표적이다. 민중기 특검은 김건희씨의 ‘집사’로 불리는 김 전 대표를 수사했으나 김건희씨와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찾지 못하고 김 전 대표를 횡령 혐의로 기소하는 데 그쳤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의 변호사법 위반 사건, 김상민 전 부장검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등도 마찬가지다. 이 전 대표 등은 재판에서 “위법한 별건 수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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