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전쟁 때 최선 다해 싸우지 않아”
영국 정치인들 “英 전사자 457명 모욕”
캐나다 총리엔 反美 연설 이유로 불이익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국 일원으로 나치 독일 등에 맞서 함께 싸우며 ‘특수 관계’로 불리는 굳건한 동맹국이 된 미국과 영국이 갈라설 것 같은 분위기다. 덴마크령 그린란드의 운명을 둘러싼 견해차에서 비롯한 양국 갈등이 이제 거의 인신 공격을 연상케 하는 폭로전으로 치닫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언론 인터뷰가 발단이 됐다. 22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대표적 친(親)트럼프 매채로 통하는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했다. 트럼프는 미국도 회원국으로 활동 중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겨냥해 “솔직히 미국은 나토를 필요로 한 적이 없다”며 “실제로 미국은 나토 동맹국들에게 ‘우릴 위해 뭘 좀 해줄 수 있느냐’고 물어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는 “내가 이렇게 말하면 그들(나토 동맹국)은 ‘우리도 아프가니스탄에 군대를 보냈다’고 응수할 것”이라며 “하지만 나토 동맹군은 최전선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주둔했다”고 비아냥거렸다. 2001년 테러 조직 ‘알카에다’가 미국 뉴욕 등을 공격해 3000명 가까운 시민이 숨진 9·11 사태를 거론한 것이다. 테러 직후 미국은 알카에다 창시자 오사마 빈 라덴(2011년 사망)이 숨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아프간을 침공했다. 이에 다수의 나토 회원국들이 미국을 돕기 위해 아프간 파병을 단행했다.
‘아프간의 나토군이 최전선에서 싸우길 기피했다’는 취지의 트럼프 발언에 영국 정계가 발끈했다. 영국은 아프간에 미국 다음으로 많은 병력을 보냈으며 전쟁 기간 영국군 장병 457명이 목숨을 잃었다. 영국 왕실의 윌리엄 왕세자는 물론 동생인 해리 왕자도 아프간에서 탈레반 세력과 싸웠다. 여당인 노동당의 에밀리 손베리 의원은 “트럼프가 감히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며 “영국인 전사자들에 대한 절대적 모욕”이라고 성토했다. 야당인 자유당의 에드 데이비 의원도 “트럼프가 영국군 등 나토 동맹국 군대의 희생에 의문을 제기할 자격이 있느냐”고 비난했다. 그는 트럼프가 1960∼1970년대 베트남 전쟁 당시 징집에 응하지 않은 점을 꼬집으며 “트럼프는 병역을 회피했다(avoided military service)”고 조롱했다.
한편 트럼프는 중동 가자 지구의 평화 정착을 위해 창설된 이른바 ‘평화이사회’(Board of Peace)의 이사국 후보에서 캐나다를 전격 제외했다. 트럼프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평화이사회 참여와 관련해 캐나다 정부에 보낸 초청장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뚜렷한 이유를 공개하진 않았으나, 최근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미국과 트럼프를 비판하는 내용의 연설을 한 점에 분노한 결과로 풀이된다. 카니 총리는 연설에서 “강대국의 강압에 맞서 ‘미들 파워’ 국가들이 단결해야 한다”고 촉구해 청중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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