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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드론작전사령부는 실패했나…‘정치가 만든 부대’의 끝 [박수찬의 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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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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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 1심 재판에서 징역 23년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다. 재판부는 판결에서 계엄을 “위로부터의 내란이며 친위 쿠데타”라고 규정했다.

 

사법부의 판단을 전후로 군에서도 계엄 사태 후속 조치가 한창이다.

 

경기 포천시 소재 드론작전사령부 정문으로 군용차량이 들어가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국방부 민관군 합동특별자문위는 계엄에 가담한 국군방첩사령부 해체를 요구한 데 이어 계엄의 명분을 만들려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시로 평양에 무인기를 보낸 혐의를 받는 드론작전사령부의 폐지를 20일 권고했다.

 

윤석열 정부 때인 2023년 9월 북한 무인기 대응을 이유로 창설된 드론사는 2년 4개월 만에 공중분해 위기에 놓였다.

 

전임 정부가 정치적 의도로 드론사를 만든 결과 막대한 자원을 낭비했고, 군이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최종 리허설에서 사단정찰용 무인기가 분열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드론이 중요하지만, 통합 운용은 답 아냐

 

자문위의 드론사 폐지 권고에 일각에선 “미래 핵심 전력을 다루는 드론사 폐지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드론은 전장에서의 활용도가 갈수록 높아질 전망이다.

 

하지만 드론의 활용 방법과 목적을 정확하게 설정하지 않으면, ‘드론을 갖고 있다’는 상징적 의미에 그칠 뿐이다.

 

군에서 특정 전력과 기능을 다루는 작전사령부가 있는 것은 탄도미사일·잠수함·헬기처럼 해당 전력이 군 내에 널리 존재하지 않아서 통합운용 필요성이 클 때다.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미디어데이행사에서 사족보행 로봇과 드론 등이 포함된 유·무인 전투제대가 분열을 실시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드론은 다르다. 2002년 RQ-101 무인정찰기가 군단급 부대에 첫 배치된 이래 육군은 대대급부터 지상작전사령부까지 고유 임무에 맞는 드론을 운용하게 됐고, 해·공군도 자신들의 특성에 맞는 드론을 확보했다.

 

드론이 각 제대별 기본 장비처럼 자리잡아 전술적 지원을 하게 된 것이다.

 

남은 과제는 부대별 작전개념과 특성에 맞게 드론 성능과 운용전술을 높이는 것이었다. 신형 드론을 기존 부대에 배치하고, 실시간 지휘통제체계로 보병·포병·기갑 등과의 통합을 강화하면 시너지를 쉽게 강화할 수 있다.

 

그런데 윤석열정부는 북한 무인기 침투 대응을 앞세워 드론사를 만들었다.

 

공역 통제 효율성 등을 감안해 육군항공사령부에 드론을 배치하자는 의견, 기존 부대 보강 등 사령부를 창설하지 않고도 더 효율적으로 드론 전력을 강화하는 방법이 거론됐으나 윤석열 정부는 드론사 창설을 강행했다.

 

북한 무인기 침투 직후 쏟아지는 비난 여론 속에서 군사적 필요성 대신 정치적 고려를 앞세운 결과였다는 해석이 많았다.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을 기념해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시가행진에서 드론작전사령부 자폭드론이 이동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드론사 창설은 다른 부대·병과와 함께 움직여야 하는 드론을 분리했다. 이는 드론사의 임무를 모호하게 했다.

 

드론작전사령부령에 규정된 임무인 △적 무인기 대응을 위한 탐지·추적·타격 △감시·정찰·타격·심리전·전자기전과 연구 등은 육군과 공군에서 이미 하고 있던 것이었다.

 

타 부대나 병과와의 합동작전을 전제로 구상해야 하는 드론 작전을 별도의 사령부로 분리하면서, 드론사는 뚜렷한 역할이나 성과를 얻기가 어려워졌다.

 

예산과 인력을 배정받았지만 임무와 역할이 모호해진 드론사는 새로운 ‘일감’이 필요해졌고, 평양에 무인기를 띄우는데 투입되면서 ‘레드라인’을 넘고 말았다.

 

세계 최강 군대를 지닌 미국도 적 내륙 지역 심리전과 공작은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한 민간 정보 커뮤니티가 맡는다. 적대 관계라도 지켜야 할 ‘선’이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각 군과 정보기관의 역할이 뚜렷이 구분되어 있고, 군대를 동원하는 것을 신중·정확하게 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를 잡고 있다.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최종 리허설에서 드론작전사령부 원거리정찰용소형드론이 분열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반면 창설 당시부터 정치적 고려가 우선됐던 드론사는 군사적 임무와 역할을 정확하게 설정하지 못했고, 정보기관이 수행해야 할 일까지 도맡으면서 해체위기에 직면하는 처지가 됐다.

 

드론사 운영에 막대한 예산과 인력, 장비를 투입한 것이 무용지물이 되어버리는 셈이다.

 

이같은 상황은 드론사 창설 최종 결정을 내린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한다.

 

드론사 창설과정에서 의사결정에 참여했던 당시 군 수뇌부도 마찬가지다.

 

군 수뇌부의 일원이 되려면 오랜 기간 복무하며 전문성을 쌓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당시 군 수뇌부가 드론사 창설의 문제를 몰랐을 가능성은 낮다.

 

그런데도 드론사는 만들어졌다. 당시 군 수뇌부가 민간 지도자에게 군사적 관점에 기초한 조언을 하고, 때로는 쓴소리를 해야 하는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지금이라도 각 부대별로 적절한 수준의 드론을 쓰게 하고, 작전기획과 교리 발전은 각 군 본부나 교육사령부 등에서 수행하도록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북한이 만든 자폭드론이 가상 표적을 향해 발사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안티드론·무인정찰기 강화해야

 

드론사에 집중했던 역량은 이젠 대(對)드론 작전과 무인정찰기 강화에 쏟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드론 전쟁’이라 불릴 정도로 드론이 전장에서 널리 쓰였다. 특히 자폭드론은 최대 수백㎞ 떨어진 표적을 파괴했다.

 

값싸고 신속한 대량생산이 가능한 자폭드론의 등장은 일정 수준의 전투기를 보유한 국가만 가능했던 근접항공지원(CAS)과 전략폭격을 가난한 나라 군대 또는 비정규군도 시도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누구나 공습을 할 수 있고, 누구든 공중에서 공격받을 위험이 커졌다. 세계 곳곳에서 자폭드론 생산과 배치가 활발해진 이유다.

 

북한 관계자들이 지난해 10월 4일 평양에서 열린 무장장비전시회에서 전시된 자폭드론을 보고 있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공군력 증강이 지지부진했던 북한도 자폭드론을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통해 현지의 드론 운용을 체험한 북한은 2024년 8월 자체 개발한 자폭드론을 처음 공개했다. 

 

북한의 자폭드론은 이스라엘산 하롭과 러시아산 란챗 자폭드론과 유사한 외형을 지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여러 차례 자폭드론 시험을 현지지도하면서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최신 기술을 접목하도록 강조했다.

 

북한은 한반도 유사시 자폭드론으로 전선의 한국군과 주한미군 부대를 타격하면서, 후방 지역의 변전소나 정유소 등을 공격해 공포를 확산하는 전략을 사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군 장병들이 소형 드론을 요격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북한의 자폭드론 공격에 대처하려면 전파방해장치, 대공포, 레이더 및 광학장비 등으로 구성된 대(對)드론체계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기존 방공망과 연계해 자폭드론 저지를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지휘통제·정보공유 체계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접적지역 등 개별 단위로 진행중인 대(對)드론 사업을 통합적 관점에서 새롭게 정비하고, 이를 기반으로 각 군 및 정부기관 특성에 맞는 드론 대응 체계를 가다듬어야 한다.

 

고성능 무인정찰기, 고속·고용량 네트워크 및 지휘통제체계를 만들고, 이를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것도 시급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은 분대-소대까지 배치됐다. 대부분의 전투부대는 자체 항공정찰 능력을 항상 보유하게 됐다.

 

우크라이나는 개전 직후 2024년까지 4만대 이상의 회전익 정찰드론과 수천대의 고정익 무인정찰기를 전선에 보급하고 야간열상장비를 갖춘 정찰드론도 늘렸다.

 

여기에 디지털 지휘통제체계·지도가 연동되면서 전선 지휘관은 실시간 항공 영상을 보면서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감시 및 표적 획득→포격→타격 평가 과정이 수십분에서 수분·수초 단위로 대폭 줄어들었다. 오랜 시간 맹목적인 포격을 하지 않고도 표적을 효과적으로 파괴할 수 있어서 포병의 생존성을 높이고 포탄을 아낄 수 있게 됐다.

 

우크라이나군 장병들이 정찰드론을 띄울 준비를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실제로 우크라이나군은 격전지 중 하나였던 바흐무트에서 드론으로 러시아 보병·전차를 실시간 추적, 포병으로 격파했다. 

 

아우디이우카에선 소형 정찰드론으로 러시아 포병을 1∼2분만에 탐지해 대구경 화포로 공격, 러시아 포대 70% 이상을 무력화했다.

 

이같은 상황에 맞서 러시아군도 정찰드론과 포병 연동 전술을 채택해 우크라이나군 지휘소 등을 파괴했다.

 

한국군도 기존보다 성능이 고도화된 무인정찰기와 더불어 신속·대량·24시간 운용이 가능한 소형 정찰드론을 확보, 정찰-탐지-식별-공격-파괴-평가로 이어지는 교전 단계를 대폭 축소할 필요가 있다.

 

고성능 무인정찰기는 적 보병·포병·기갑부대 동향을 주·야간 감시해서 전선 지휘관에게 알려줄 수 있다. 대량 운용되는 소형 정찰드론은 창끝부대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공하고, 적군에겐 심리적 공포를 안겨 수동적 행동을 강요하는 효과가 있다.

 

무인정찰기와 드론은 북한의 전자전 시도에 맞서는 능력도 갖춰야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선 양측이 드론 운용과 전자전을 강화하면서 드론 수명이 3∼6회 비행 수준까지 떨어졌다.

 

우크라이나군 장병들이 회전익 드론을 띄울 준비를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전자전 시 자율 항법으로 전환하는 기술, 주파수 다변화 기술 등을 활용해서 북한의 전자전 시도 하에서도 정찰 비행 능력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자폭드론도 필수다. 적지에 침투하는 특전사는 북한군보다 화력에서 밀릴 위험이 크다. 장갑차량이나 기관총 진지 등을 제압하려면 경량 로켓포와 더불어 미국산 스위치블레이드 같은 소형 자폭드론이 필요하다.

 

윤석열정부가 시도했던 드론사는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해체 위기에 직면했다.

 

당시 정부 수뇌부가 군사적 필요성 및 미래전 양상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한 채 드론이 지닌 기술만 바라보고, 북한 도발에 정치적으로 대응하려 했던 결과다.

 

이제라도 드론을 올바르게 활용하는 방법을 군사적 차원에서 고민해 미래전을 대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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