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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보고 돌반지 팔러 갔더니 10만원 손실”…‘99.99%’의 착각, 20% 올라야 이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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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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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믿고 갔다가 멈칫”…금은방 문 앞에서 드러난 체감 시세의 비밀

21일 오후, 서울 종로의 한 금은방 거리. 유리 진열장 앞에서 휴대전화를 번갈아 보던 손님들이 가격표 앞에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분명 오늘 금값이 또 올랐다던데요.” 계산대 너머 직원은 짧게 웃으며 말했다. “보신 건 ‘기준 시세’고, 실제 거래가는 다릅니다.”

 

금은방마다 매입·판매 가격 구조가 달라 소비자 혼란이 커지고 있다. 부가세와 가공비가 체감 시세 차이를 만든다. 게티이미지

몇몇 손님은 계산대 앞에서 다시 휴대전화를 열어 시세를 확인했고, 이내 한숨을 쉬며 발길을 돌리는 모습도 보였다.

 

국제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면서 ‘지금 팔아야 하나, 더 사야 하나’를 두고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금은방으로 향하고 있다. 그러나 막상 문을 열고 들어서면 뉴스나 포털에서 본 숫자와 전혀 다른 가격이 적혀 있어 혼란이 커진다. 같은 날, 같은 금인데 왜 이런 차이가 생길까.

 

◆같은 금, 다른 숫자…현장에서 갈리는 이유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흔히 확인하는 금 시세는 국제 금값을 달러 기준으로 환산한 값이거나, 국내 금 거래소가 제시하는 ‘기준가’에 가깝다. 문제는 이 숫자가 실제 매장에서 바로 적용되는 거래가는 아니라는 점이다.

 

국제 금값은 환율 영향을 즉각적으로 받는다. 같은 하루에도 환율이 오르내리면 원화 기준 금값은 달라지고, 매장마다 이를 반영하는 시점과 방식 역시 다르다.

 

여기에 유통 구조까지 더해진다. 종로에서 20년 넘게 금은방을 운영해 온 한 상인은 “기준가는 말 그대로 참고용”이라며 “매입·판매 가격은 매장마다 원가와 비용 구조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고’와 ‘파는’ 사이, 왜 10만원대 격차 생기나

 

체감 격차의 핵심은 매수·매도의 구조적 비용이다. 순금 24K 한 돈(3.75g)을 기준으로 보면, 살 때와 팔 때 가격 차이가 10만 원을 훌쩍 넘는 경우가 흔하다. 임의로 붙인 폭리가 아니라 계산 방식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금을 살 때는 기준 시세에 부가가치세(VAT) 10%가 붙고, 골드바 제작에 필요한 임가공비, 인건비, 운송·유통 비용이 더해진다. 반면 금을 팔 때는 부가세가 제외되고, 이미 지불한 가공비는 되돌려받기 어렵다.

 

업계에선 평균적으로 “구매가에 15% 안팎의 비용이 포함된다”고 설명하지만, 현장에선 이 설명을 듣고서야 고개를 끄덕이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았다. 최근처럼 금값이 급등하면 매도 물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매입가가 더 보수적으로 책정되는 경우도 있다.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실제 거래 가격은 체감과 다른 경우가 적지 않다. 게티이미지

◆‘순금’도 다 같다? 순도 차이가 만든 가격

 

같은 24K 순금이라도 순도 표기에 따라 거래 가격은 달라진다. 골드바는 대개 순도 99.99%(포나인)인 반면, 돌반지나 기념품은 99.9% 또는 99.5%인 경우가 많다.

 

순도가 낮을수록 재정련 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해 매입가는 더 낮아진다. 한 금은방 직원은 “반지나 목걸이는 착용 만족도는 높지만, 다시 팔 때는 가공비를 인정받기 어려워 투자 관점에선 불리하다”고 말했다.

 

이 구조를 감안하면 실물 금 투자는 구입가 대비 금 시세가 최소 20% 이상 올라야 체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현장의 공통된 설명이다. 투자 목적이라면 장신구보다 골드바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조언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조폐공사, 한국금거래소, 삼성금거래소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의 인증이나 태극마크·홀마크가 있는 제품은 재판매 과정에서 신뢰도가 높다.

 

◆실물 말고 다른 선택지는?

 

실물 금 대신 금 통장이나 금 ETF 같은 금 연동 금융상품을 선택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동일 기준가로 사고팔 수 있어 거래는 간편하지만, 금융상품인 만큼 원금 보장은 되지 않고 매매 차익에 세금이 부과된다.

 

“보관과 가공 부담은 줄지만, 변동성과 세금은 감수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뉴스 속 금값은 ‘나침반’에 가깝고, 금은방의 가격표는 ‘계산서’에 가깝다. 소비자들 상당수는 부가세·가공비·순도·환율이라는 4가지 요소를 “처음 듣는다”고 말했다.

 

금은방 앞에서 한참을 망설이던 50대 남성은 결국 문을 닫고 돌아섰다. “뉴스에선 최고가라길래 바로 팔 생각으로 왔는데, 막상 계산해보니 생각한 가격이 아니더라고요.” 그는 “다음엔 가격부터 묻고 들어와야 할 것 같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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