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中 랴오닝함 섬들 에워싸면서
전투기 등 이틀간 100회 이착륙”
자위대 전투기 긴급 발진 맞대응
대만 발언 이후 中 보복수위 고조
다카이치 “유감… 냉정하게 대처”
中매체 “日, 대만 인근 무인도에
군사개입 위한 軍시설 건설 중”
일본 자위대 전투기에 대한 중국군 전투기의 ‘레이더 조사(照射·겨냥해서 비춤)’로 중·일 갈등이 군사 분야로 확대되는 가운데 중국 항공모함 함재기가 오키나와현 동쪽 섬들 사이에서 100차례가량 이착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맞서 중국 측은 대만 인근 무인도에 일본 측이 군사시설을 확충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여론전이 격화하고 있다. 중·일 갈등 고조로 동북아시아 정세가 더욱 혼란스러워지면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위기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8일 NHK방송 등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중국군 항공모함 랴오닝함과 미사일 구축함 3척이 오키나와 본섬과 다이토제도 사이의 공해상을 통과해 전날 밤 가고시마현 기카이섬 동쪽 약 190㎞ 해역까지 진출했다고 발표했다. 방위성 공개 자료를 보면 랴오닝함은 오키나와섬을 ‘ㄷ’ 자 형태로 에워싸듯 이동했다.
중국군 항모 전투기와 헬리콥터의 이착륙은 6일과 7일 각각 약 50차례로, 이 지역에서 중국군 함재기가 발착한 사실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라고 방위성은 밝혔다. 일본 측은 해상자위대 호위함 데루즈키를 활용해 경계·감시 및 정보수집에 나서는 한편 랴오닝함에서 이륙한 전투기에 대해서는 항공자위대 전투기를 긴급 발진시켜 대응했다고 지지통신은 전했다.
이 과정에서 랴오닝함 함재기는 6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일본 항공자위대 F-15 전투기를 향해 레이더를 조사했다. 이후에도 중국군 전투기가 여러 차례 이착륙했으나 추가로 레이더를 조준하지는 않았으며, 일본 영공 침범도 없었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중국은 이날 일본 무인도 군사시설 사진을 공개하며 일본을 비판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일본 서남부 무인도인 가고시마현 마게시마에 일본 측이 군사시설을 빠르게 건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5월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보이지 않던 2㎞급 활주로와 탄약고, 저장탱크, 대형 군함 접안이 가능한 임시 부두 등 군사시설이 올해 9월 사진에는 확인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일본이 대만 문제에 군사적으로 개입하기 위한 준비다. 일본은 유사시 이 기지를 활용해 중국 해군의 국제해역 통과 차단을 시도할 수 있다”는 중국 군사전문가의 주장을 전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무력 개입’ 시사 발언 이후 중국의 보복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양국의 공방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 국방부는 전날 대변인 명의 입장문을 통해 일본이 먼저 중국 훈련 구역을 침범했다며 “도적이 도적 잡으라고 고함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는 “일본이 이른바 ‘레이더 조사’ 문제를 선전하는 것은 국제사회를 오도하는 것으로 완전히 다른 속셈이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고, 우장하오 주일 중국대사는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에게 강력히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이에 대해 “자위대는 안전거리를 확보하면서 영공 침범 조치에 대응하는 임무를 수행 중이었다”며 자위대 전투기가 중국군 항공기의 안전을 위협했다는 중국 측 주장을 반박했다.
여야 정치권도 정부를 거들고 나섰다. 자민당 오노데라 이쓰노리 안보조사회장은 “틀림없이 (중국 측 압박) 수준은 한층 위험한 방향으로 올라갔다”며 레이더 조준을 ‘도발 행위’로 규정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노다 요시히코 대표도 “지극히 위험한 행위로 도발이 지나치다”며 중국군을 비판했다.
아울러 중국은 지난달 세 번째 항모 푸젠함이 취역, 기존 랴오닝함·산둥함과 함께 ‘작전-훈련-보수 로테이션’이 가능해짐에 따라 한 척은 항상 일본 근해에 전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일본 내에서 나오고 있다.
다만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매우 유감”이라면서도 “냉정하고 의연하게 대처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의 갈등 장기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군사적 긴장이 더욱 고조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대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방위성 간부들은 “(레이더 조사를 당한) 파일럿에게는 상대가 권총 방아쇠에 손가락을 건 것 같은 공포감이 있었을 것”이라며 일촉즉발의 위기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내각 고위관계자는 “일본은 이 문제에서 절대로 과잉 대응해서는 안 된다”며 사태 수습을 꾀하려는 속내를 드러냈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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