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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전투 의지 부족” 지적 속 병력 확충 나서는 마크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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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1-26 09:43:10 수정 : 2025-11-26 15:42:18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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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자에 한해 ‘10개월 군 복무’ 제도 추진
국방참모총장 “전시에 자녀 잃을 각오 해야”
‘전쟁으로 가자는 것이냐’ 반발 여론도 거세

프랑스가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맞설 목적으로 병력 확충에 나선다. 냉전 종식 후 징병제를 폐지한 프랑스는 현재 약 20만명 규모의 군대를 보유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을 위한 ‘의지의 연합’ 참가국 정부 및 군부 지도자들과의 화상 회의 도중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오는 27일 지방의 한 육군 부대를 방문하는 기회에 프랑스군의 새로운 병역 제도에 관한 구상을 밝힐 계획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징병제 재도입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언론은 자발적으로 군 복무를 선택한 젊은이들을 입대시켜 10개월가량 복무하게 하는 내용이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이들에겐 군 복무 대가로 매월 900유로(약 152만원)∼1000유로(169만원)의 급여가 주어진다.

 

프랑스는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뒤 우크라이나를 위한 군사 지원에 앞장서왔다. 종전 후 러시아의 위협으로부터 우크라이나 안보를 지킬 일종의 국제 평화유지군 창설이 논의되는 가운데 프랑스는 이를 담당할 이른바 ‘의지의 연합’(coalition of the willing)을 영국과 나란히 이끌고 있다. 그 때문에 프랑스군 규모 확대 자체가 우크라이나 파병을 염두에 둔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전혀 그런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우리는 지금 당장 젊은이들을 우크라이나로 보낼 것이라는 오해부터 불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마크롱 대통령은 “군 복무를 원하는 젊은이들의 욕구를 해결하고, 요즘 러시아가 벌이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전쟁’에 대비하는 일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이브리드 전쟁이란 군사력과 비군사적 수단을 동시에 활용하는 것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구사한 전략으로 알려져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인 스스로를 보호하려면 우리를 가장 위협하는 힘(러시아 군사력) 앞에서 우리가 약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는 말로 병력 확충을 정당화했다.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을 위한 ‘의지의 연합’ 참가국 정부 및 군부 지도자들의 화상 회의에 참여한 파비앙 망동 프랑스 국방참모총장의 모습. 공군 대장인 망동 총장은 최근 “앞으로 러시아와 벌어질 수 있는 전쟁에서 우리 자녀들을 잃을 각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가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EPA연합뉴스

마크롱 대통령의 구상은 징병제 재도입과 거리가 멀지만 일각에선 벌써부터 강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얼마 전 마크롱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파비앙 망동 국방참모총장(공군 대장)의 발언이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른 것이 대표적이다. 프랑스군 서열 1위 장성에 해당하는 망동 장군은 최근 한 연설에서 “프랑스의 가장 큰 약점은 전투 의지가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러시아와 벌어질 수 있는 전쟁에서 우리 자녀들을 잃을 각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진보 진영을 중심으로 ‘위험한 전쟁광의 논리’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프랑스는 오랫동안 징병제를 실시하다가 동서 냉전 종식과 소련(현 러시아) 해체 직후인 1997년을 끝으로 폐지하고 모병제로 전환했다. 현재 프랑스군은 현역 장병 약 20만명에 예비군 4만명 정도의 규모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요즘 유럽에선 징병제 재도입을 선언하는 나라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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