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중심 ‘고용 한파’ 지속
제조·건설업 부진에 18개월째↓
40대·60세 이상 고용률은 증가
10월 고용률 1%P 떨어진 44.6%
20대 후반은 2025년 내내 뒷걸음질
‘원하는 일자리 없어 쉬었음’ 응답
2024년 17.9%서 2025년 19%로 증가
구직단념자 2만명 늘어 4개월째 ↑
청년층 ‘고용 한파’가 계속되고 있다. 청년층(15∼29세) 고용률이 지난달 1.0%포인트 줄며 18개월 연속 하락세를 지속했고, 육아 등 특별한 사유가 없는데도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30대 ‘쉬었음’ 인구는 지난달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양질의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건설업 부진이 이어진 가운데 경력직·수시 위주 채용 경향도 청년층과 30대의 취업문을 좁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904만명으로 1년 전보다 19만3000명 늘었다. 취업자 증가폭은 6월 18만3000명, 7월 17만1000명, 8월 16만6000명에서 9월 31만2000명으로 크게 증가한 뒤 10월 다시 10만명대 후반을 나타냈다. 1∼10월 평균 취업자수는 19만3000명 정도다. 정부가 올해 8월 ‘경제성장전략’에서 올해 취업자 수가 월평균 17만명 정도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한 점을 감안하면 전체 성적표는 양호한 셈이다.
문제는 연령대·산업별로 온도차가 뚜렷하다는 점이다. 연령별로 보면 10월 청년층 고용률은 44.6%로 전년 동월 대비 1.0%포인트 하락했다. 청년층 고용률은 지난해 5월부터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청년층 중 핵심 취업 연령대인 20대 후반(25∼29세) 고용률은 71.5%로 0.7%포인트 감소했다. 20대 후반 고용률은 올해 5월에 증감률이 변동이 없었던 것을 제외하면 올해 내내 전년과 비교해 뒷걸음질치고 있다. 반면 40대와 60세 이상 고용률은 각각 0.9%포인트, 0.7%포인트 증가했다.
청년층 고용률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건 청년층이 선호하는 직업군에 속하는 제조업과 건설업 부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건설업 취업자는 12만3000명 감소하며 18개월 연속 줄었다. 감소폭은 9월(8만4000명)보다 확대됐다. 강수 등 기상 요인에다 긴 명절연휴에 따른 조업 일수 감소 영향이 겹치면서다. 제조업도 지난달 5만1000명 줄며 16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했다.
최근 내수 회복세와 수출 개선으로 작년 10월(3만3000명) 이후 감소폭이 가장 작았다. 다만, 고용 유발 효과가 낮은 반도체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해 회복 속도는 더딘 모양새다.
경력직 채용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청년 고용시장도 고용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공미숙 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은 “경력직 위주 채용, 수시 채용이 청년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면서 “청년층이 많이 가는 산업인 제조업이 안 좋은 부분도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고령층이 많이 취업하는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은 지난달 28만명 늘었다. 돌봄수요 증가, 노인일자리 등 직접 일자리 사업 효과가 지속되면서다.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은 올해 1월부터 10개월 연속 플러스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공연·전시 할인권 지급 등에 따른 영향으로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는 각각 4만6000명, 2만2000명 늘었다.
고용시장의 활력을 보여주는 척도인 ‘쉬었음’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점도 문제다. ‘쉬었음’은 비경제활동인구 중 육아, 가사 등 특별한 사유가 없는데도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이들을 말한다.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1612만1000명)는 0.2% 증가했는데, ‘쉬었음’ 인구는 258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만5000명 늘었다. 특히 우리 경제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30대 ‘쉬었음’ 인구가 33만4000명을 기록, 전년 동월보다 2만4000명 늘며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치(모든 월 기준)를 기록했다. 청년층 ‘쉬었음’ 인구의 경우 지난달 40만9000명으로 9000명 줄며 6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지만, 5개월째 40만명대를 유지했다. 공 국장은 “육아·가사 부분이 줄어들고 있고 그 구성이 ‘쉬었음’으로 넘어가는 패턴이 많이 보인다”며 “30대 고용 자체 모습은 크게 나쁘지 않은데 비경제활동인구가 있으니까 그중에서 ‘쉬었음’을 선택하는 비중이 더 커졌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자신이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이가 증가하고 있는 점도 쉬었음 증가의 배경이 되고 있다. 실제 데이터처가 최근 발표한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8월 기준)를 보면 ‘쉬었음’의 주된 사유 중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라고 답한 비중은 지난해 17.9%에서 올해 19.0%로 증가했고, ‘일자리가 없어서’라고 답한 비율도 같은 기간 9.2%에서 10.8%로 늘었다.
이와 함께 지난달 구직단념자도 36만6000명으로 2만1000명 늘며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구직단념자는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을 희망하고 취업이 가능했지만, 노동시장적 사유로 일자리를 구하지 않은 사람 가운데 최근 1년 내 구직경험이 있던 자를 의미한다.
정부는 성장과 고용의 선순환을 지속해 나갈 수 있도록 내수 활성화와 취약부문 보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기업과 협업해 청년 일 경험 및 현장 중심 직업훈련 등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구직·재직 과정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쉬었음’ 청년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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