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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 깨고 ‘힙’한 감각 덧입힌 전통무 …‘미메시스’서 살아 숨 쉬는 춤 만난다

입력 : 2025-10-20 23:00:00 수정 : 2025-10-20 19:48:32
박성준 선임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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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무용단 11월 신작 공연
장검무 등 8개 무용 현대적 해석
윤혜정 단장 “춤의 본질에 초점”

‘일무’ 등으로 전석 매진 흥행 기록을 세워 온 서울시무용단이 신작 ‘미메시스’를 선보인다. 우리나라 전통춤을 현대적 감각으로 새로 만든 작품이다.

서울시무용단이 2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연습실에서 기자들에게 리허설로 미리 선보인 ‘미메시스’는 현장감 넘치는 국악 반주에 밀착한 전통춤의 새로운 도전이었다.

서울시무용단원과 객원 무용수 기무간(오른쪽)이 신작 ‘미메시스’에서 선보일 장검무를 20일 서울시무용단 연습실에서 펼쳐 보이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물이 흐르는 듯한 ‘교방무’로 시작하는 총 여덟 개 전통무용이 이어졌다. 바람이 부는 ‘한량무’, 살아 있는 것들의 발 디딤으로 울리는 땅을 연상시키는 ‘소고춤’, 하늘에서 내려꽂히는 번개 같은 ‘장검무’, 허공을 비우는 ‘살풀이춤’, 하늘로 솟구치는 ‘승무’, 타오르는 불의 즉흥성이 엿보이는 ‘무당춤’에 이어 세상을 비추는 빛을 주제로 한 ‘태평무’로 무대가 완성된다. 전통춤의 계보와 형식을 과감히 비틀고, 춤의 본질을 탐구하는 데 주력했다는 설명이다.

윤혜정 서울시무용단장은 “‘미메시스’는 단순한 전통의 복원이 아니라 전통의 본질을 모방해 새롭게 창조하는 작업”이라며 “기존의 계보와 순서를 따르기보다 춤이 가진 방법론과 본질에 집중해 2025년형 전통춤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윤 단장은 “그동안 전통무용은 ‘누구류’, ‘누구 계보’의 틀 안에서 이어져 왔지만, 이번에는 그 질서를 벗어나 각 춤의 본질이 가진 힘에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전통의 틀을 깬 대표적인 예가 ‘장검무’와 ‘무당춤’이다. 윤 단장은 “‘장검무’는 화랑의 장검도를 바탕으로 하되, 객원 무용수 기무간씨의 현대적 움직임을 결합해 완전히 새로운 무용으로 탄생했다”며 “기존의 테크닉보다 훨씬 다양하고 현란한 어법이 담겼다”고 말했다.

마치 신들린 듯한 춤이 인상적인 무당춤은 전국 다섯 지역(동해·황해도·진도·경기·서울)의 무속 전통을 차례로 선보인다.

음악감독 유인상은 “1박2일씩도 공연하는 무당춤 다섯개를 각각 2분 안팎으로 압축해 음악화하는 건 정말 어려웠다”며 “장검무 음악은 기존 곡을 버리고, 꽹과리의 ‘금’ 소리를 핵심 모티프로 삼아 완전히 새롭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TV 무용오디션 프로그램 스타인 객원 무용수 기무간은 오랜만에 전통춤 무대에 서게 된 소회를 전했다. “한국무용을 전공했지만, 그동안 전통과는 거리를 두고 다양한 작업을 해왔습니다. 이번 작품은 그 본질로 돌아가는 시간이에요. 낯선 움직임에 적응하면서 감정의 결을 되찾고 있습니다. 아마 이 기회가 아니면 다시 이런 작업을 하긴 어려웠을 겁니다.”

무용단 부수석단원 오정윤은 ‘살아 있는 춤’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통춤은 늘 답습의 느낌이 있었는데, 이번엔 ‘살아 있는 춤’을 만들라는 단장님의 주문 아래 연습했습니다. 이번 무대에서는 무용수들이 스스로 살아 숨 쉬는 춤을 보여드릴 겁니다.”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11월 6일부터 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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