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제국 연구/ 앤서니 G 홉킨스/ 한승훈 옮김/ 너머북스/ 6만6000원
대영제국에서 독립하며 유럽 강대국과 차별화했지만 국가 발전 과정에서 다시 제국주의를 채택한 미국을 연구한 역작이다. 저자는 아프리카 경제사, 제국사 그리고 세계사 연구를 선도해 온 영국 역사학계 거장. 1450쪽이 넘는 저서는 ‘미국 예외주의’ 신화를 전 지구적·제국사 맥락 속에서 체계적으로 해체한다. 핵심적인 방법은 미국의 국가적 서사를 제국의 맥락 속에 위치시키는 것이다. 미국사를 서구 제국사와 결합하여 대서양을 넘어 태평양까지 확장한다.

저자가 현 국제정세에 대해 남긴 통찰도 예리하다. “현재의 일기예보는 국제관계에서 많은 햇빛이 비칠 여지를 남기지 않는다. 예측은 위험하다. 한 가지 가능성은 우리가 장기화된 무역 전쟁과 높아지는 국제적 긴장으로 특징지어지는 긴 겨울의 시작점에 서 있다는 것이다. 반면, 트럼프가 일정 부분 양보를 얻어내고 국내 기업 이익집단의 커지는 반대에 직면하면서 구름 사이로 햇빛이 비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그는 야망을 축소해야겠지만, 여전히 승리를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역사학자들은 과거를 이해하려고 고용된 사람들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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