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대 男 20명 병원에 분산 이동
이도 1966명 석방… 가자지구 이송
네타냐후 “안보문제 남았다” 온도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휴전 합의로 양측이 억류하고 있던 인질들이 풀려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쟁은 끝났다”고 밝혔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오전 7명을 국제적십자위원회(적십자)에 인도한 것을 시작으로 생존 인질 20명을 모두 석방했다. 이들이 풀려난 것은 2023년 10월7일 하마스가 기습 공격으로 납치된 지 737일 만이다. 풀려난 인질들은 적십자사 시설에서 안정을 찾은 뒤 이스라엘군에 인계돼 가족들과 만났다. 이후 병원 세 곳으로 분산해 이동했다. 이스라엘군이 공개한 일부 석방 인질의 모습을 보면 별다른 치료 없이 걸을 수 있을 만큼 상태가 양호했다.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억류 중인 인질은 2014년 이후부터 억류한 인질 1명의 유해를 포함해 현재 48명(생존자 20명 포함)으로 알려졌다. 영국 BBC는 억류 인질 20명은 모두 20∼40대 남성으로, 집이나 축제 등에서 납치됐다고 보도했다. 하마스는 인질 시신도 인도할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수와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인질 석방 소식이 전해지자 수만명의 시민들이 운집해 있던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질광장은 환호와 함성으로 가득 찼다.
같은 시간 이스라엘은 수감 중인 팔레스타인인 1966명을 석방했다. 이들은 이스라엘 교도소에서 버스를 타고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 나세르병원으로 이송됐다. 나세르병원 밖에는 수천명의 가자지구 주민들이 모여 석방된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반겼다.

이날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 수감자 석방은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구상에 따라 지난 10일 발효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합의 1단계에 따라 이뤄졌다. 1단계에선 양측 간 휴전과 인질·수감자 교환이 이뤄진다.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의 ‘가자 평화 정상회의’ 참석 전 이스라엘로 향하는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은 끝났다”며 “휴전은 유지될 것이고, 국제안정화군이 훌륭하고 강력한 지원 역할을 일부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립 박수를 받으며 이스라엘 크네세트(의회)에 들어선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새로운 중동의 역사적 새벽을 열었다”며 “지금부터 여러 세대가 지나도 이 순간은 모든 것이 바뀌기 시작한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은 무력으로 얻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얻었다”며 “전장에서 테러리스트에 맞선 이러한 승리를 평화와 번영이라는 궁극적 목표로 삼을 때”라고 강조했다. 대립 관계인 이란을 향해서는 “우정과 협력의 손길은 항상 열려 있다”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날 의회 연설에서 “오늘 2년간의 전쟁이 끝나는 날”이라며 “놀라운 승리를 거뒀다. 평화에 대한 의지를 굳게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서는 중재 노력에 감사를 표하며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이스라엘의 ‘가장 위대한 친구’”라며 추켜세웠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우리 앞에는 여전히 중요한 안보 문제가 남아 있다”며 “일부 적들은 우리를 다시 공격하기 위해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군사 작전이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집트로 이동한 트럼프 대통령은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 세계 20개국 정상들과 함께 가자 휴전 합의에 대한 서명식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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