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디자이너들 제작 동참
홍콩무용단이 ‘24절기’라는 작품으로 우리나라 무대에 처음 오른다. 홍콩 문화를 소개하는 행사의 일환으로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18, 19일 열리는 이번 공연은 자연의 순환과 인간의 정서를 주제로 한 대형 무용작품이다. 봄·여름·가을·겨울의 계절 변화를 중심으로 절기마다 변화하는 빛과 움직임, 감정의 결을 춤과 영상, 조명, 음악으로 표현한다.

12일 국립국악원에 따르면 홍콩무용단은 이 작품을 2023년 9월 홍콩 샤틴 타운홀에서 초연했다. 그 결과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다감각적으로 재현한 시적 무용시(舞詩)”라는 평을 받았다. 일부 장면에는 향(香)을 이용한 후각적 연출도 시도했다. 관객이 ‘계절의 향기’를 직접 느끼도록 설계한 결과 현지 평단으로부터 “동양 철학의 시간관을 감각적으로 구현한 새로운 무용 언어”라는 평가를 받았다.
1981년 창단한 홍콩무용단은 중국 전통무용을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하며 홍콩을 대표하는 예술단체로 자리 잡았다. 2013년부터 예술감독을 맡은 양윈타오(Yang Yuntao)는 무술과 무용의 경계를 넘나드는 안무를 선보이고 있다. 그는 이번 작품에 대해 “절기는 자연의 언어이자 인간의 시간감각이다. 춤으로 절기의 리듬을 체화하는 과정은 곧 생명의 순환을 표현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9월 홍콩 현지에선 재공연이 이뤄진 ‘24절기’의 한국 무대는 홍콩무용단이 한국 예술가들과 공동 제작했다. 작곡가 김철환, 의상 디자이너 민춘홍, 조명 디자이너 류백희가 참여해 무대의 감각적 완성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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