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갤럭시 인공지능(AI)’을 통해 AI 모바일 기기 시장을 선점해왔다. 지난해 최초의 AI폰 ‘갤럭시 S24 시리즈’를 시작으로 태블릿, 웨어러블 기기까지 갤럭시 AI를 탑재했고, 구글과 협업해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기기에 연동시키면서 사용성을 배가했다. 또 삼성 AI 기기끼리 서로 연결되는 ‘갤럭시 생태계’를 구축하면서 경쟁사들과 차별화를 꾀했다.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 내놓은 갤럭시 Z 폴드7, 워치8, S 탭11에도 한층 업그레이드된 AI 기능들을 포함했다고 발표하면서 업계 이목을 끌고 있다. 이에 실제 AI 성능이 높아졌는지, 실생활에서 세 가지 기기를 통한 AI 활용도는 어느 정도인지 직접 체험해봤다.

지난달 중순 출시된 갤럭시 탭 S11을 써본 결과 ‘태블릿에 최적화된 인공지능(AI)’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신경 쓴 흔적이 보였다. 일반 스마트폰보다 1.7배 이상 큰 11형의 디스플레이에 어울리는 AI 기능과 새롭게 설계된 S펜으로 사용자의 생산성을 향상하겠다는 게 삼성전자의 전략이다.
우선 삼성노트에서 활용 가능한 각종 ‘어시스트’ 기능이 눈에 띄었다. 그리기 어시스트는 간단한 밑그림만 그려도 고품질 이미지로 변환시켜주는 기능이다. 그림에 재능이 없는 사용자라도 고양이의 뾰족한 귀, 동그란 얼굴, 코에서 뻗은 긴 수염 등 특징만 그려주면 그림체에 맞는 실제 고양이 그림으로 바꿔준다. 생성된 이미지를 길게 눌러 삼성노트에 바로 추가하는 ‘드래그 앤드 드롭’을 사용하면 온라인상에서 따로 그림을 찾을 필요 없이 필기 등 원하는 곳에 바로 활용할 수 있었다.
글쓰기 어시스트는 문장의 문체나 어투를 자연스럽게 수정해주는 기능이다. 급하게 쓴 초안이라도 두세 번만의 화면 터치로 정돈된 글이 된다. 글 역시 드래그 앤드 드롭으로 삼성노트 앱에 바로 붙일 수 있었다.
두 기능을 섞으면 학교에서 필기를 하거나, 회사에서 보고서와 회의록 등을 작성하는 등 필기가 필요한 다양한 상황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S펜으로 글씨를 쓸 때 줄·자 간 맞춤과 글자 모양을 정돈해주는 ‘손글씨 자동 보정 모드’, 수식을 적으면 바로 답을 구해주는 ‘계산 모드’, 녹음 중 필기한 글씨를 누르면 해당 시점에 녹음된 음성이 재생되는 기능 등 깔끔한 필기를 위한 각종 AI 기능도 함께 활용할 수 있다.
‘제미나이 라이브’도 대화면에 어울리는 AI 경험을 제공했다. 태블릿은 스마트폰보다 화면이 커서 문서 읽기나 동영상 시청에 유리하다. 제미나이 라이브는 AI가 사용자의 화면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탭 S11로 보고 있는 논문 내 복잡한 차트 내용이 이해되지 않을 때 제미나이 라이브를 켜고 ‘중요한 내용을 요약해줘’라고 지시할 수 있다. 여기에 화면을 3개까지 분할할 수 있는 ‘멀티 윈도’ 기능을 더하면 화면 전환 없이도 필요한 정보를 바로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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