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애니 홀’, ‘대부’ 시리즈 등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인 미국 배우 다이앤 키튼이 11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79세.
유족 대변인에 따르면 키튼은 자택이 있는 캘리포니아에서 눈을 감았다. 정확한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키튼은 1977년 우디 앨런이 주연과 감독을 맡은 로맨틱 코미디 ‘애니 홀’에서 뉴욕에 사는 야망 있고 불안정하며, 독특한 스타일을 지닌 여성 애니 홀 역을 맡아 호평을 받았고 이듬해 미국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이후에도 키튼은 세 차례 더 아카데미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1981년 정치 드라마 ‘레즈’에서는 사회주의자와 볼셰비키 혁명가들과 어울리는 기자 루이즈 브라이언트 역을, 1996년 ‘마빈의 방’에서는 백혈병 진단을 받고 골수이식을 기다리는 환자 역을 맡았다. 2004년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에서는 극작가 역할로 잭 니컬슨과 호흡을 맞췄다.
그는 ‘대부’ 3부작에서 마이클 콜레오네(알 파치노)의 아내 케이 역할로 출연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우디 앨런과는 ‘슬리퍼’, ‘사랑과 죽음’, ‘맨해튼’ 등 8편의 영화에서 함께 작업했다.

키튼은 재치 있고 활기찬 태도, 깊이 있는 연기로 한 세대를 대표하는 독보적인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보타이, 중절모, 터틀넥 스웨터 등 중성적 스타일로도 주목받은 패션 아이콘이기도 했다.
할리우드 스타들은 그녀를 기리며 추모를 전했다. ‘마빈의 방’에 키튼과 함께 출연한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는 인스타그램에 “다이앤은 기발하고, 유쾌하며, 항상 솔직한 사람이었다. 진정한 전설, 아이콘, 그리고 진심 어린 인간이었다”고 글을 남겼다.
제인 폰다는 “다이앤은 늘 생기와 빛으로 가득 찬 사람이었다”며 “연기, 옷차림, 책, 친구, 집, 세계관 등 모든 면에서 창의적인 유일무이한 존재였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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