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 신호를 무시하고 달려온 7.5t 트럭은 부푼 꿈을 안고 살던 신혼부부의 삶을 망가뜨렸다. 배 속의 태아는 그 자리에서 사망했고 중태에 빠진 20대 여성은 치료 17일 만에 숨졌다. 숨진 여성은 중환자실 간호사로, 사고 당시 근무를 마치고 남편과 함께 귀가하던 중이었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오후 10시3분쯤 의정부시 신곡동의 사거리에서 대형 카고트럭이 보행신호 중 횡단보도를 건너던 여성 A씨와 30대 남편 B씨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임신 17주 차였던 A씨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를 받던 중 사고 17일 만인 지난달 말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함께 다친 B씨도 갈비뼈 골절 등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B씨는 “지난해 초 결혼한 신혼부부로 아내는 중환자실 간호사로 생과 사를 오가는 사람들을 살리던 훌륭한 의료인이었다”며 “신호를 위반한 트럭 기사가 가정을 무너뜨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럭 기사는 지금까지 아무런 연락을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트럭 운전자인 50대 남성 C씨가 적색 신호에서 정지선을 넘은 뒤 직진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파악했다.
C씨는 음주나 무면허 상태는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에선 “옆 차로에 다른 차가 있어 백미러 쪽을 보다가 앞 신호를 보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고 운전자에게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와 중상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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