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해지라는 모양새는 갖췄지만
강등권 10위 성적에 사실상 경질
노상래 감독 대행 체제 임시 전환

프로축구 K리그1 ‘디펜딩 챔피언’에서 파이널B로 추락한 울산 HD가 시즌 중 ‘소방수’로 투입했던 신태용(사진) 감독과 결별했다. 계약 해지라는 모양새는 갖췄지만 성적 부진에 따른 사실상 경질이다.
울산 구단은 “신태용 감독과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면서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으로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신 감독은 지난 8월초 김판곤 감독 체제 아래 K리그1 7위에 머무르며 위기에 빠져있던 울산을 구할 새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부임 당시 신 감독은 “울산이 얼마나 호랑이답게 용맹스러운 팀인지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좋은 팀이기 때문에 반드시 반등할 수 있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고, 신태용을 믿고 응원해 달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실제로 신 감독 부임 이후 첫 경기였던 지난 8월9일 제주 SK전에서 1-0 승리하며 부진 탈출에 시동을 거는 듯했다. 그러나 제주전 승리 이후 7경기 무승(3무 4패)에 빠졌다. 지난 5일 김천 상무와의 32라운드에서 0-3으로 완패해 상·하위 스플릿으로 나눠 경쟁하는 파이널 라운드(34∼38라운드)에서 파이널B(7∼12위)가 확정된 게 결정타였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K리그1 우승을 차지했던 울산은 2015년(최종 7위) 이후 10년 만에 파이널B로 추락했다. 현재 순위는 12개 팀 중 10위(승점 37)로 강등권에 있다.
A매치 휴식기 이후 18일 광주FC와의 33라운드 경기부터는 노상래 유소년 디렉터가 감독 대행으로 울산을 이끈다. 울산 구단은 “K리그에서 지도 경험이 있는 노상래 임시 감독 체제에서 기존 코치들과 소통·협업으로 강등 위기에서 벗어나겠다. 더불어 빠르게 후임 감독을 물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의 3년 연속 우승을 이끈 김광국 대표이사도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2014년 단장을 맡았던 김 대표이사는 2016년부터 울산의 수장을 맡아왔다. 지난 8월 김판곤 감독 계약 해지 때 사퇴 의사를 밝혔다가 구단 운영 안정을 위해 유임됐던 김 대표였지만, 결국 경질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