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IT종목 동반상승 랠리 주도
수출 지표 호조에 경기 회복 기대감
10월 주요 업종 숨고르기 가능성도
원화 약세 계속 땐 외국인 수급 부담
의약품·車부품 등 관세 직격탄 우려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정책도 영향
2025년 코스피 ETF 수익률 예금의 30배
연휴 직전 3500 고지에 올라선 코스피가 10월에도 상승세를 이어갈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도체 주도 랠리와 경기 회복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지만, 환율과 미국 경제지표 등이 단기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반도체지수는 9월1일부터 30일까지 26.8% 상승해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9.0%)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삼성전자 주가는 6만7600원에서 8만3900원으로 24.1%, SK하이닉스는 25만6000원에서 34만7500원으로 35.7% 뛰었다. LG디스플레이(23.6%)와 삼성전기(19.3%) 등 주요 정보기술(IT) 종목도 동반 상승하며 시장을 견인했다.

분기별 국내 주식시장 전체 시가총액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장주의 상승에 힘입어 331조원이 늘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코스피·코스닥·코넥스 종목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삼성전자 시총이 353조9943억원에서 496조6576억원으로 142조6632억원 늘었고, SK하이닉스는 40조441억원 증가했다.
수출 지표와 경기 회복세는 여전히 긍정적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는 101.4로 2년 만에 다시 기준선(100)을 웃돌았다. 반도체 업종 지수가 145.8로 가장 높았고, 무선통신기기·가전 등 IT 품목도 개선세를 보였다. 경기선행지수 역시 3개월 연속 상승하며 반등 흐름을 나타냈다. 이런 상황에서 코스피는 명절 직전인 2일 사상 처음으로 3500선을 뚫고 3549.21에 마감했다.
9월 랠리를 이끌었던 반도체 업종이 10월 들어선 숨고르기에 들어갈 거란 예측도 나온다. 지난달까지 이어진 미국발 기술주 훈풍과 반도체 실적 개선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이유에서다. IT 기기 신제품 출시가 줄어드는 시기라는 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환율과 관세, 미국 지표 등 외부 변수에 따라 단기 조정과 반등이 교차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 달러 지수 하락 폭보다 원화 약세가 두드러지면서 외국인 수급에 부담이 될 수 있다. 9월 한 달간 달러 지수가 0.4% 움직이는 동안 원·달러 환율은 1.4% 상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신규 관세 부과는 수출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에 공장이 없는 한국산 의약품에는 100% 관세가, 가구류와 차량 부품에는 25∼50% 관세가 적용된다. 미국 제조업 경기는 다소 개선됐으나 여전히 위축 국면에 머물고 있다. 미국 공급자관리협회(ISM)가 3일 발표한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1로 전월(48.7)보다 0.4포인트 상승했지만 7개월 연속 기준선(50)을 밑돌았다. 신규수주 지수는 48.9로 전월(51.4) 대비 하락해 경기 둔화 우려를 키웠다.
국내 정책 요인도 변수로 남았다. 정부와 국회에서는 최근 투자자의 배당소득에 대한 세율을 인하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정부와 여당안은 고배당 기업에 투자해 번 현금 배당액을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해 분리과세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야권은 모든 주식 배당소득에 대해 전면 분리과세를 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기업의 배당 확대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주식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겠단 취지다.
올해 들어 코스피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정기예금의 30배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해 1월2일부터 이달 1일까지 국내 대형주 200개 종목의 주가 흐름을 반영하는 ‘KODEX 200’은 3만1305원에서 4만8135원으로 53.76% 상승했다. 같은 기간 5대(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시중은행의 1년 정기예금 금리(평균 1.61%)를 33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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