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美상원, 임시예산안 또 부결… 관제사 휴직에 항공편 지연

입력 : 2025-10-09 19:34:36 수정 : 2025-10-09 19:35:09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2주차 들어선 연방정부 셧다운

여야 ‘오바마 케어’ 두고 극한대치
트럼프 공무원 대규모 해고 예고 속
공공기관 필수인력도 줄줄이 휴직
국립공원·박물관 축소운영·폐쇄

미국 의회가 연방정부 운영 정상화에 필요한 임시예산안 처리에 거듭 합의하지 못하면서 정부가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하는 ‘셧다운’ 사태가 일주일 넘게 계속되고 있다.

미국 상원은 8일(현지시간) 공화당과 민주당이 각각 발의한 임시예산안을 본회의에 상정했으나 두 예산안 모두 예산안 가결에 필요한 60표를 또다시 확보하지 못했다. 미국 정부는 의회가 지난 1일 시작된 2026회계연도 정부 운영에 필요한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면서 필수 기능을 제외한 정부 업무를 중단하는 셧다운 사태가 8일째 이어지고 있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정부 운영을 단기간 재개하는 데 필요한 지출법안인 임시예산안을 일단 처리하고 2026회계연도 예산 협상을 계속하려고 하지만 입장차가 커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하원서도 ‘설전’ 마이클 롤러 뉴욕주 공화당 하원의원(왼쪽)과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가 8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미국구제계획법’(ARPA)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연장하는 이른바 ‘H.R.5145 ’ 하원 법안을 두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예산안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미 연방정부 셧다운이 길어지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공화당은 예산 규모를 전년도 수준으로 유지하는 임시예산안을 처리하자고 주장하지만 민주당은 공공의료보험 ‘오바마 케어’ 보조금 연장, 공화당이 삭감한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보험) 예산 복구 등을 놓고 강하게 대치하고 있다. 과거 셧다운이 발생하면 필수직을 제외한 공무원은 무급 휴직 처리하고 셧다운이 끝난 뒤 그간 못 받은 급여를 지급하는 게 관례였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셧다운을 정부 구조조정을 완성할 기회로 보고 대규모 연방 공무원 해고를 예고했다. 폴리티코는 이날 트럼프 행정부에서 예산이 삭감된 국세청(IRS)의 경우 전체 인력의 약 46%에 해당하는 3만4429명을 임시 휴직 처리한다고 밝혔다. 상원은 9일에도 임시예산안 표결을 이어갈 예정이지만 부결 가능성이 커 셧다운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셧다운이 지속하면서 연방정부 서비스 곳곳이 마비돼 시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미국 공항에선 항공편 운항이 지연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항공관제사 등은 필수 근무 인력으로 분류돼 셧다운에도 근무를 이어가야 하지만 셧다운 기간 급여를 받지 못하는 항공관제사 일부가 병가를 내면서 인력이 부족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연방항공청(FAA)이 7일 기준 테네시 내슈빌 국제공항에서 항공편 평균 지연 시간은 3시간에 달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버뱅크 공항도 인력 부족으로 지난 6일 오후 항공관제탑이 수시간 동안 운영되지 않았으며, 이에 따라 항공편이 평균 2.5시간 이상 지연됐다고 ABC 방송이 전했다. 앞서 숀 더피 교통부 장관은 지난 6일 기자회견을 통해 항공관제사들의 병가가 특정 공항이나 관제 시설에 국한되지 않고 미국 전역에 걸쳐 나타나고 있으며 일부 시설에서는 인력이 최대 50% 줄어든 상태라고 밝혔다.

국립공원이나 박물관 등도 줄이어 축소 운영되거나 폐쇄되고 있다. 대부분의 국립공원은 일단 개방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일부 구간은 폐쇄됐다. 뉴욕타임스(NYT)는 “국립공원관리청의 직원 중 이미 3분의 2가 셧다운으로 휴직 상태이며 기관들이 심각한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남은 인원들이 치안 유지, 응급 서비스, 산불 감시 등의 ‘필수 기능’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워싱턴의 국립미술관 내셔널갤러리는 지난 4일 저녁부터 폐쇄 상태이며, 역시 워싱턴에 소재한 스미스소니언 재단 소속 국립 박물관들은 11일까지는 예비비로 운영을 계속하지만 셧다운이 지속될 경우 이후부터는 폐쇄할 예정이다.


오피니언

포토

정소민 '상큼 발랄'
  • 정소민 '상큼 발랄'
  • 아이유 '눈부신 미모'
  • 수지 '매력적인 눈빛'
  • 아일릿 원희 '반가운 손인사'